[Family/리빙] 푹, 자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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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잠을 잘 자면 몸이 가뿐해진다. 그러나 날씨가 후텁지근해지면 '잠 못 이루는 밤'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무더운 여름철, 편안한 잠을 방해하는 요인과 숙면을 취하는 법을 알아본다.

◆ 생체리듬을 유지한다=잠을 잘 자야 머리가 맑아진다. 숙면을 위해선 우선 수면(휴식)→각성(활동)으로 이어지는 생체리듬을 일정하게 작동시켜야 한다.

만일 이 리듬이 불규칙해지면 낮 시간 동안 찌뿌듯한 불쾌감과 함께 피로, 집중력 감소, 불안 등이 나타난다. 따라서 기상과 취침 시간은 늘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좋다. 예컨대 후텁지근한 날씨 때문에 뒤척이다가, 또는 간밤에 TV를 보다 취침 시간을 놓치면 수면 시간이 부족해져 낮 동안 멍해진다. 점심 때 곁들인 반주 한 잔 때문에 낮에 30분 이상 낮잠을 자는 경우에도 리듬이 깨져 여지 없이 밤잠을 설치게 된다.

◆ 숙면을 방해하는 것들=숙면을 위해선 적절히, 푹 자는 게 핵심. 통상 성인의 적절한 수면 시간은 하루 7~8시간 정도. 만일 이 정도 잤는데도 아침에 상쾌함을 못 느낀다면 수면의 질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여름철 숙면을 방해하는 가장 큰 원인은 무더위다. 고대안암병원 정신과 김린 교수는 "인간의 생물학적 시계는 빛의 자극에 의해 각성되고 어둠이 깔리면서 체온이 낮아지는 밤에 졸리움과 함께 수면에 빠져든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여름철엔 땀을 많이 흘려 체온이 밤이 되기 전에 이미 내려가 있다. 반면 외부 온도는 높다. 결과적으로 체온이 자연스레 떨어지기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진 셈이다. 숙면을 취하기에 쾌적한 온도는 보통 18~20℃다.

무더위로 인한 불쾌지수 증가도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 김 교수는 "불쾌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선 생리적.감정적인 각성 상태가 유지된다"고 들려준다. 자기 전 수박을 먹거나 음료수를 많이 마셔 화장실 가다가 밤잠을 설치는 일도 드물지 않다.

◆ 숙면을 취하려면=우선 낮 시간 동안 각성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엔 미지근한 물로 식은 몸을 살짝 덥혀주는 것도 좋은 방법. 침실의 환기를 잘 시켜 습도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숙면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김 교수는 "미온 샤워는 체온이 자연스레 떨어지도록 해주는 효과가 있어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반면 찬물 샤워나 강한 냉방으로 급격한 체온의 변화를 가져오는 일은 피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잠들기 1~2시간 전엔 이완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깊은 잠에 빠져 들게 하는 좋은 조건이다. 만일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책을 보거나 운동을 한 뒤에 바로 잠자리에 들면 잠들기 어려워진다. 각성을 유발하는 커피.홍차.초콜릿.코코아.콜라 등 카페인 함유 음식료는 오후 3시 이후 삼가야 하는 것도 상식이다.

만일 이런 방법을 실천했는데도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코골이로 인한 수면 무호흡증, 사지 불안증(자다가 다리가 떨려서 자주 깸), 스트레스 등 숙면을 방해하는 원인이 되는 질병을 찾아내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숙면을 취하려면

-기상과 취침 시간을 일정하게 지킨다

-전날 못 잤어도 가급적 낮엔 잠을 자지 않는다

-낮잠을 자더라도 30분을 넘기지 않는다

-낮 시간 동안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오후 3시 이후엔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피한다

-운동은 저녁 식사를 들기 전에 마친다

-침실 조명을 어둡게 한다(주변을 식별할 정도만)

-자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한다(몸의 습기 제거)

-자기 전에 미지근한 우유 한 잔을 마신다

-과음하지 않는다

-시원하고 환기가 잘되는 환경을 조성한다

-더위로 밤잠을 설칠 땐 곧바로 일어나 샤워를 한다

-자기 직전엔 음료수.수박 등 수분 섭취를 삼간다(밤에 소변 보기 위해 깨지 않도록)

자료: 고대안암병원 정신과 수면장애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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