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심 실세 30인 분석해 보니] 남북관계 누가 맡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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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당국의 내부 문건은 북한의 대남 라인 실세로 네 명을 지목하고 있다. 2003년 10월과 2004년 9월 김용순 전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대남) 부장, 송호경 통일전선 부부장이 차례로 사망하면서 새로 짜인 그림이다.

임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은 우리 정부와 관계당국이 북한 내 대남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935년생으로 황해남도 출신인 그는 김용순 사망 이후 대남 사업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지켜왔다.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서신을 주고받으며 당국회담을 성사시켰다. 2001년 9월 임동원 당시 장관 앞으로 남북대화 재개에 호응하는 방송통지문을 보낸 것도 그였다. 대남 사업에만 43년간 종사했다. 72년 수행기자 자격으로 적십자 회담에 나오면서 남측에 알려졌다. 79년 5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으면서 핵심으로 부상했고,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도 배석했다. 한때 폐암설이 돌았으나 업무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30년 중국에서 태어나 75세인 오극렬은 90년부터 15년째 당 작전부장을 맡아왔다. 작전부는 대남 공작원 및 전투원 교육, 대남 침투 루트 개척 등을 임무로 하는 대남 관련 공작부서다. 79년에 북한군 총참모장을 지낸 그는 김정일 위원장의 술친구로 알려질 만큼 신임이 두텁다. 지난해 말 장남의 미국 망명설이 일본 언론에 보도됐지만 관계당국은 그가 건재한 것으로 보고 있다.

36년 자강도 출생인 강관주(옛 이름은 강주일) 당 대외연락부장은 93년부터 통일전선부장으로 있다가 97년 자리를 옮겼다. 국제정세에 밝아 임동옥과 함께 김용순의 공백을 메울 인물로 거명돼 왔다. 김용순과는 처남.매부 사이다.

49세인 최승철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은 2000년 정상회담 이후 각종 회담 대표로 자주 얼굴을 비쳐 남측엔 친숙한 인물이다. 회담 때마다 세련된 외모와 거칠 것 없는 언행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북한 실세 30명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영파워다. 아태평화위 부위원장도 겸직하고 있다. 대남 라인 실세 네 사람 모두가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이다.

◆ 특별취재팀=정치부 이영종.김정욱.강주안.서승욱.전진배 기자, 통일문화연구소 정용수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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