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지면 눈.귀 멀고 다리도 마비… 성대 연구팀, 새 유전병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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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지면 귀와 눈이 멀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새로운 유전병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됐다. 성균관대 의대 김종원 교수팀은 청각과 시각.말초신경에서 이상을 일으키는 유전성 질병을 처음으로 발견해 국제 임상 신경학술지 뉴롤로지 14일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병명은 'CMTX5'로 지었다. 이 병은 100여 년 전 발견된 선천성 말초신경 장애의 가장 흔한 원인인 샤코-마리-투스병(CMT) 중 한 종류다. 국내 과학자에 의해 새로운 병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CMTX5는 선천성 난청을 가지고 태어나며 자라면서 시신경과 다리 근육 등의 말초신경이 손상된다. 심해지면 시력과 청력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또 커가면서 근육이 제대로 기능을 못해 계단 등을 오르내리지 못하는 증세가 나타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이 병은 성염색체인 X염색체를 통해 열성 유전함에 따라 남성에게서만 나타난다. 여성은 그 유전적 인자를 보유해도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연구팀은 환자 가계를 조사한 결과 3대에 걸친 25명의 가족 중 5명이 CMTX5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환자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사람은 증세 발견 당시 세살이었으며, 최고령은 26세였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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