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훼손 안되게 잘 관리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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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등 여야 5당 대표와 김원기 국회의장 등 3부 요인을 청와대 오찬에 초청했다. 6.11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설명하고 향후 후속 조치에 대한 초당적 협조를 요청하는 자리였다.

노 대통령은 "여러분이 이 자리에 와 주신 것만으로도 정부의 외교를 돕는 것"이라고 인사했다. 또 "외교가 잘됐든 잘못됐든 여야 지도자가 결과를 함께 공유하고 논의하는 자체가 외교의 힘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미를 전후해 야당까지 모두 함께 의견을 모아주고 평가도 긍정적으로 해 줬다"며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직후 권진호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이 한.미 정상회담의 내용과 6자회담의 전망 등을 대표들에게 설명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에 대해 "이번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한.미 동맹이 흔들린다는 걱정을 많이 했었다"며 "그러나 회담을 계기로 동맹 관계를 재확인해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 이런 (한.미 동맹의)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신경을 써달라"고 제안했다. 천영세 민노당 원내대표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 원칙을 확인한 것은 큰 성과"라고 말했다.

자민련 김학원 대표는 "한.미 관계는 근본적 신뢰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남북 문제, 한.미 동맹 등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 문제는 국론의 통일이 뒷받침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비상한 전환점에서 외교안보 문제의 국론 통일을 위한 노력이 적극 전개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의장은 "그간 정치권이 당리당략적 입장을 개진해 서로의 정보 공유를 어렵게 한 측면이 있지 않았나 반성해야 한다"며 "정부도 폭넓게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자세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마무리에 "한.미 동맹의 신뢰는 문제가 없다"며 "신뢰가 손상되었다는 생각도 일부 있었지만 부시 미 대통령도 이번에 동맹이 공고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내 일각에서 사실 이상으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생각"이라며 "한.미 동맹은 그렇게 쉽사리 훼손될 관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한.미 동맹이 훼손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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