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 '우승 같은 2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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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예상대로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우승이었다. 소렌스탐은 13일 미국 메릴랜드주 하브드그레이스의 블록골프장에서 끝난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에서 1오버파(버디 4, 보기 5)를 치고도 합계 11언더파로 우승했다. 통산 62승이며, 올해 8개 대회에 출전해 6승이다. 대회 3년 연속 우승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올 시즌 2개의 메이저대회를 석권함으로써 그랜드슬램(4개 메이저대회 우승)의 절반을 이뤘다. 그는 시즌 초 "올해의 목표는 그랜드슬램"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올 시즌 소렌스탐은 드라이브샷 비거리 1위(274야드), 그린 적중률 1위(75.3%), 그린 적중시 퍼드 수 2위(1.72)라는 3박자를 갖추고 있다. LPGA 내에서는 올해 '소렌슬램(소렌스탐의 그랜드슬램)'은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미셸 위(15.한국이름 위성미.사진)의 선전도 빅 뉴스다. 최종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쳐 합계 8언더파로 단독 2위를 했다. 지난 2월 SBS오픈에서의 공동 2위에 이어 두 번째 LPGA 투어 준우승이다. 이날 시상식장에서 소렌스탐과 어깨를 나란히 한 '골프 천재소녀'를 두고 뉴욕 타임스는 '지구상 최고의 여성 골퍼인 소렌스탐과 언젠가 그 칭호를 물려받게 될 미셸 위가 한 무대에 섰다'고 보도했다. 4라운드 내내 언더파를 친 선수는 미셸이 유일했다. 대회 초반 복통을 극복하면서 낸 성적이어서 더욱 값지다. 언제든 성인 무대에서 통할 수 있음을 확실히 보여줬다.

미셸 위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소렌스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나는 소렌스탐을 정말로 존경한다. 소렌스탐의 목표는 정말 높다. 그러나 나도 올해 메이저대회 하나를 우승하려 한다. 그래서 소렌스탐은 3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을 것이다." 소렌슬램을 자신이 저지하겠다는 당돌한 도전이다. 미셸 위는 "10~15야드 정도 더 거리를 늘리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렌스탐은 그런 당돌한 소녀에게 "미셸 위는 LPGA의 미래"라고 치켜세워 줬다. 미셸 위는 이번 주 남자들의 대회인 US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에 출전한 뒤 다음 주 US여자오픈에서 소렌스탐을 다시 만난다.

전날 2위로 올라섰던 김영(신세계)은 4오버파로 부진, 합계 3언더파 공동 7위로 밀렸다. 5타를 줄인 김미현(KTF)과 1타를 줄인 박희정(CJ)도 3언더파 공동 7위였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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