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코트의 마술사」…|유경화,“건재”를 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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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주부선수 파이텅-. 2일 장충체육관에서 개막된 제3차 전국남녀실업연맹전 첫날 여자부A조 경기에서 주부선수 유경화(28)권인숙(24)콤비가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도로공사는 패기의 효성에 3-1로 역전승, 서전을 장식했다.
당초 도로공사 코치였던 유경화는 이날 세터 이문희가 부진하자 만2년10개월만에 다시 코트에 컴백하게 된 것.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한국구기사상 처음으로 첫 동메달을 안긴 주역으로 「코트의 마술사」로 불린 유경화의 이날 선수로의 컴백은 옛날의 화려함만큼은 못했지만 정확하고 유연한 토스와 절묘한 수비는 전성기의 화려함을 보는 듯했다.
2천여 관중들은 한결같이 2살된 딸 송아와 1살된 강민등 1남1녀의 주부로 코트에 나선 유의 원숙하고도 깨끗한 게임 메너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으며, 유의 컴백은 이렇게 극히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또 1m83의 장신공격수 권인숙은 80년6윌 전국가대표선수였던 안병만(27)과 결혼한 후 잠시 코트를 떠났다가 지난5월 대표선수로 발탁, 컴백한 후 이날 역시 유와 함께 공·수맹활약으로 도로공사승리의 쌍두마차가 됐다.
유경화는 이날 도로공사가 첫세트를 뺏기자 2세트 5-5에서 이문희와 교체, 기용된 후 절묘한 배구(배구)와 수비력으로, 또 권인숙은 철벽 볼로킹과 위력있는 스파이크로 저력을 과시하며 도로공사를 승리로 이끌었다.
유경화는 『초반에는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아 애를 먹었으나 최선을 다했다』면서 마음만큼은 예나 조금도 다름없다는 듯 흘러내린 땀을 닦았다.
지난71년 숭의여고 3학년때 국가대표로 발탁, 79년1월 결혼과 함께 현역에서 은퇴한 유는 지난3월 도로공사의 트레이너로 코트와 다시 인연을 맺었었다.
유의 소망이라면 후배들 지도하는 배구지도자가 되는 일. 유는『배구선수는 코트를 결코 떠나 있을 수 없어요.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서라도 저의 길을 가고 싶어요』라며 강한 의욕을 보인다.
한편 석유공사는 선경합섬과 2시간여에 걸친 풀세트접전 끝에 3-2로 극적인 역전승을 장식했으며 B조 경기에서는 이은경·김영숙·김애주가 고른 활약을 보인 현대가 백명선·이금자가 분전한 후지필름을 3-0으로 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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