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영자들은"일 벌레"|하루평균12시간근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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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의 전문경영자들은 지독한 일 벌레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경영자의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겠지만, 보통사람들이라면 하루에 8시간씩 1주일에5일만 (40시간)일해도 편하게 살 수 있는 미국에서 유독 최고경영자들은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 회사일 에 몰두하고 있다.
가장 성공한 회사의 경영자일수록 『첫째일, 둘째 가정』 의 인생관을 가지고 있다. 설사 개인적으론 원만치 못한 가정 생활을 해도 헌신적으로 일을 함으로써 사는 보람을 찾고있다고, 7백80개 대소회사의 최고경영자들을 상대로 경제지「월·스트리트·저널」과 「갤럽」이 실시한 공동조사에서 밝혀졌다.
바로 이러한 자기희생이 미국경제의 정신적 바탕이다. 돈 몇 푼 벌었다고 한껏 거드름피우는 일부 기업인들은 좀 생각해볼 문제다. 회사의 크기에 비례하여 일하는 시간과 업무량이 늘어난다.
「포천」지 의 5백개 대기업명단에 올라있는 회사의 경영자 중 64%가 매주 60시간이상, 30%가 50시간이상씩 회사일을하고 54%가 한달에 5일내지 9일간 국내외로 업무여행을 하고 10일이상 여행하는 경우도 40%나된다.
주말에도 사업장의 회합으로 분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1주일에 40시간(1일 8시간) 이하로 일하는 팔자 좋은(?)경영자는 전체의 1%에 지나지 않는다.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업무시간과 여행기회가 줄어들어 소기업의 경우 56%가 주60시간이상 일하고, 19%가 5일내지 7일간 업무여행 (10일 이상 8%) 을하며, 주말에는 거의 일을 하지 앓는다.
사업상의 회합과 여행으로 가득찬 최고경영자들은 그 결과, 가정생활에 다소 문제를 가지거나 건강을 해치기 일쑤이다. 미국 같은 독립적이며 개방적인 사회에선 어느 한쪽의 무관심은 잦은 이혼의 사유가 되고, 자녀교육에도 문제를 던지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가장 유능하고 성공적인 경영자들은 자기희생을 감수하여 『가정보다는 일』이란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 또 일을 하되 즐겁게 능동적으로 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첫째 일, 둘째 가정, 셋째 개인적인 욕망달성이란 우선 순위를 정해 놓고있다.

<뉴욕=김재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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