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자극 않게 세심한 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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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신현확 국무총리는 학생「데모」와 관련해 연 이틀간 치안관계관 회의를 주재한 끝에 15일 하오6시「시국에 관한 담화」를 내기로 결심.
마침 이 시각에 서울시내 5만여 대학생이 서울역광장 등에서 시위를 벌여 긴급소집된 대책회의가 총리 담화를 강력히 건의했다는 얘기.
정부는 당초 최규하대통령이 17일 귀국한 후 정부측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었으나 학생들의 시위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자 대책회의에 참석한 치안관계장관들이『사태가 급박하니 정부의 견해를 우선 밝히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했다는 것.
담화문의 문안은 하오6시30분부터 1시간동안 문태갑 총리비서실장과 황선필 공보비서관이 작성했고 신총리는7시30분부터 다시 치안 및 경제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담화문내용을 검토해 회의도중 10분간 TV녹화를 했다.
TV녹화현장인 총리집무실에는 이한빈 부총리·김원기 재무·정재석 상공·김용휴 총무처장관과·이광표 문공차관·전두환 중정부장서리·이희성 계엄사령관 등이 지켜봤는데 모두들 굳은 표정.
신총리는 담화원문에서「극도의 폭력과 파괴행동」이란 자극적인 용어를 삭제하고「폭력을 휘둘러」를「과격한 행동」으로, 「파국을 향해 치닫고있다」를「파국이 올지도 모르겠다」로 고치는 등 학생들을 자극시키지 않으려고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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