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 전성시대' 잉글랜드, 스위스에 대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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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복병' 스위스를 크게 꺾고 예선 1차전서 프랑스에 당한 역전패의 아픔을 만회했다.

잉글랜드는 18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 코임브라에서 벌어진 유로 2004 예선 B조 2차전 경기서 18세 '신예' 웨인 루니가 2골을 몰아치는 활약으로 스위스에 3-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잉글랜드는 프랑스전 패배의 상처를 회복한 동시에 승점 3점을 챙기며 예선전적 1승1패를 기록, 남은 크로아티아전 결과에 따라 8강행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루니를 위한 축제였다. 얼굴에 미처 여드름 자국 조차 지워지지 않은 18세의 루니. 하지만 이날 만큼은 데이비드 베컴·마이클 오웬을 뛰어넘는 명실상부 잉글랜드 축구의 최고 스타였다.

루니는 전반 23분 오웬이 페널티지역내 오른쪽에서 살짝 크로스로 올려준 볼을 깨끗하게 머리로 스위스 골망안에 꽂아 첫 골을 넣었다. 유럽선수권 역사상 최연소 득점자가 탄생하는 순간. 이 날까지 18세 7개월 24일에 불과했던 루니는 1984년 유고슬라비아의 드라간 스토이코비치가 세웠던 종전 대회 최연소 득점기록을 무려 8개월이나 앞당겼다.

하지만 루니의 활약은 최연소 득점 수립으로 끝나지 않았다. 스위스 수비의 핵 베른트 하스가 2차례 경고로 퇴장을 당해 잉글랜드가 수적 우위를 점하던 후반 30분. 교체멤버 대리어스 바셀의 패스를 받은 루니가 페널티지역 구석에서 낮고 날카롭게 쏜 슛이 골포스트를 때린 뒤 스위스 골키퍼의 몸을 맞고 골문안으로 들어가 잉글랜드의 두번째 득점이 됐다.

루니의 2골로 확실히 승기를 잡은 잉글랜드는 경기종료 10분전 스티븐 제라드가 쐐기골까지 성공시켜 승리의 대미를 기분좋게 장식했다.

예선 첫 경기에서 '다크호스' 크로아티아와 득점없이 비기는 등 안정된 수비력을 자랑했던 스위스는 강호 잉글랜드를 맞아 또한번의 파란을 노렸다. 하지만 18세 청년 루니의 겁없는 플레이를 막지 못하고 실력차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한편 예선전적 1승1패를 기록, 조 2위에 뛰어오른 잉글랜드는 '최강' 프랑스와 2-2로 비긴 크로아티아와 오는 22일에 8강행을 위한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또 1무1패가 된 스위스는 같은 날 프랑스와 힘겨운 일전을 벌인다.

Joins.com 이석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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