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급식소 솥에 농약뿌린 범인은 주임 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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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청주】충북 영동 용화국민학교 급식소 솥 농약 살포사전을 수사 중인 영동경찰서는 사건발생 9일 만인 17일 이 학교 주임교사 노면우씨(54·청주시 석교동)를 재물손괴 등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노씨는 지난 8일 하오 4시쯤 학교 급식소 옆 창고에 두었던 고독성(고독성) 농약인 「지오릭스」 2백 60cc를 급식 솥과 세면대·급식소 방안에 널린 고추 등에 뿌렸다.
이 같은 사실은 노 교사가 『사건이 이처럼 확대될 줄 몰랐다』며 17일 경찰에 자수해와 밝혀졌다.
노 씨는 경찰에서 『31년 동안 교직에 봉사했으나 아직 평교사로 있어 인사에 불만이 많았으며 나이 어린 교감으로부터 자주 업무에 불충실하다는 꾸중을 들어 고민해왔다』며 『동료 교사와 상사를 골탕먹이기 위해 범행했을 뿐 살인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노 교사가 농약을 뿌린 시간이 토요일 오후여서 학생들의 밥을 지을 때가 아니고 ▲농약이 독성이 심해 냄새가 나고 뿌연 모양이 쉽게 드러나며 ▲급식소 안에 간장이 있어 살해 의사가 있었다면 그 속에 섞어 넣을 수도 있었다는 점을 들어 노 교사가 상급자와 동료들을 궁지에 몰아넣으려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있다.
노 씨는 지난 44년 교사로 첫발을 내디딘 뒤 46년부터 3년간 경찰관 생활을 하고 6·25 때 잠시 교단을 뗘난 것을 제외하곤 줄곧 충북도내 국민학교 교사로 일해왔다. 한편 충북도 교육위원회는 노 씨를 18일자로 직위해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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