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추억] 석탄과 함께 산 40여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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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동원그룹 창업자인 연산(然山) 이연(李然) 명예회장이 지난 10일 오후 10시25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87세.

1916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전주 신흥고를 졸업한 고인은 한때 건설업. 보험업 등에 손을 대기도 했으나 63년 강원도 사북에 동원탄좌개발을 설립한 것을 계기로 40년을 줄곧 석탄과 함께 살아왔다.

대한석탄협회 김재구 이사는 "고인은 60년대 초 심각한 연료난을 해결하기 위해 부존자원인 석탄 개발에 뛰어들어 평생을 바쳤다"고 말했다.

동원탄좌개발은 70년대 중반 전성기에는 연 2백40만t의 석탄을 생산하는 등 민영탄광으로는 최대의 생산량을 기록하면서 석탄산업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 때의 공로를 인정받아 은탑.철탑 산업훈장을 받았다.

그러나 고인은 80년 동원탄좌 사북광업소에서 발생한 사북사태로 마음 고생을 심하게 했다. 게다가 80년대 후반 석탄 산업이 내리막길을 걷자 사세도 눈에 띄게 기울었다.

이에 대비해 호텔리츠칼튼서울.제주크라운 프라자호텔.로얄컨트리클럽 등 레저 관련 산업에 눈을 돌렸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86년부터 97년까지 11년 동안 석탄협회장을 맡는 등 석탄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경애(84)씨와 2남3녀가 있다. 장남인 이혁배(64) (주)동원회장이 에너지 사업을, 차남인 이전배(54)호텔리츠칼튼서울 사장은 레저산업을 이끌고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이며, 발인은 12일 오전 6시. 장지는 경기도 양주군 양주읍 만송리. 02-760-2028.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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