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평택, 김두관 김포 … 지역연고 없이 출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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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임태희(左), 김두관(右)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선 공천신청을 마감하면서 여야 거물급 중진들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중진·유명인사의 경우 연고가 희박한 지역에서 출마하는 데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30일로 임기가 끝나는 김문수 지사는 서울 동작을 출마가 유력시된다. 정홍원 총리가 유임되면서 총리 발탁 가능성은 사라졌고 7·14 전당대회도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김 지사는 공직선거법 규정에 따라 경기도에서 출마할 수 없기 때문에 전략공천 시 동작을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황식 전 총리 역시 전략공천 대상으로 거론되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한다.

 나경원 전 의원은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자의 지역구였던 수원 병(팔달) 출마 가능성이 있다. 당에선 새정치연합 측이 손학규 상임고문을 전략공천할 경우 대항마로 나 전 의원만 한 인물이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나 전 의원 측은 수원보단 경기 김포 출마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와 나 전 의원은 지역 연고 문제에 대해 “아직 출마 지역이 정해지지 않아 언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친이명박계인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역시 다른 공천 신청자들에 비해 인지도는 압도적으로 높지만 성남(분당) 출신으로 평택과 특별한 연고가 없다는 게 약점이다. 이에 대해 임 전 실장은 “공군장교로 평택에서 근무했고 현재는 평택에 집을 구입해 주소도 옮겼다”고 설명했다.

 이혜훈 전 최고위원은 12년 만에 울산으로 귀환했다. 그는 울산에서 4선 의원을 지낸 고 김태호 전 내무부 장관의 며느리로, 2002년 시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작고로 치른 재·보선에서 한나라당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현 정갑윤 국회부의장에게 패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호남행을 택했다. 당의 불모지인 전남 순천-곡성에 단독으로 응모한 이 전 수석은 무난한 공천이 예상된다. 1995년 광주시의원과 2012년 총선을 포함해 네 번째 호남 도전이다.

 경남지사 출신인 새정치연합 김두관 상임고문은 경기 김포 출마로 원내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의 지역구여서 열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만큼 선당후사(先黨後私) 정신을 내세우고 있다. 김 고문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연고가 없는 지역에 출마했었다”며 “수도권은 지역 연고를 따지기 힘들고 특히 김포는 도농복합 지역이어서 지역색이 희박하다. 김포 지역 기초의원들의 출마 요청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2년 총선 때 서울 송파 지역에 출마했던 천정배 전 장관은 광주 광산을로 내려갔다. 광주 시민사회, 당내 초·재선 그룹, 상임고문단이 한목소리로 “중진들의 연고 없는 지역 출마를 반대한다”고 주장해 난감한 상황이다. 하지만 목포 출신인 천 전 장관 측은 “광산을은 전남 인구가 대량 유입된 지역이고 광주 기득권 개혁을 위해 고심 끝에 출마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경기지사를 지낸 당 중진의 역량을 살려 수원 병(팔달) 출마가 유력시된다. 실제로 수원 병엔 김영진 지역위원장 단 한 명만 공천 신청을 해 당내에선 손 고문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서울 동작을을 노리던 정동영 고문의 경우 금태섭 대변인 등 거물급 신진들이 이미 대거 뛰어들었고, 현재로선 출마 명분이 설 만한 지역구가 없다는 게 고민이다. 이 밖에 경기지사 경선에서 패배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은 수원 을(권선)에 공천신청을 했다.

박성우·천권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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