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더·게이트」스캔들로|「남아공」정국 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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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훗날 70년대를 특정짓는 가장「센세이셔널」한 표현은『국제적인 큰「스캔들」의 시대』가 될지도 모른다.
「록히드」뇌물사건에서 시작, 「닉슨」의「워터·게이트」, 박동선의「코리아·게이트」를 거쳐 최근에 말썽이 되고 있는「카터·게이트」, 그리고 남아공화국의「멀더·게이트」등 국제적 추문엔 70년대의 마지막에 가까워오면서도 그칠줄 모르고 있다.
남아공화국의「멀더·게이트」사건은 이미 수상·비밀경찰책임자·공보장관을 차례로 실각시킨데 이어 현직 수상과 정권을 위협하고 있고 일본과 미국을 포함한 16개국에 까지 번질 가능성이 있는 사상최대의 정치적「스캔들」로 확대돼가고 있다.
남아공화국정부는 인종차별정책에 대한 반감이 서방세계에 퍼지자 여론을 돌리기위해 서방선진국의 정계·노조지도자와 언론계에 집중적으로 돈을 뿌리는 비밀계획을 73년에 마련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이 공작에 쓴 돈은 1억「달러」(5백억원), 계획한 공작건수는 1백80건에 달한다.
이계획은 전 수상인「포르스테르」를 정점으로 비밀경찰(BOSS)책임자「벤더·베르그」장군과공보상「멀더」(그래서「멀더·게이트」) 및 공보차관「루디」의 세실무자들에의해 추진되어왔다.
그러나 사건폭로가 확대되자 모든 책임을「멀더」공보상에게 씌워 공보상을 아예 폐쇄시키고 제일 하급자인 「루디」차관을 속죄양(스케입·고트)으로 만들려고 했다. 이에 반발한「루디」가 「유럽」으로 도망해 사건전모를 공개하겠다고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현수상「피에테르·보타」도 이계획을 알고 있을 뿐만아니라 그중 60건정도는「보타」수상 스스로승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이사건은 더욱 확대될 것이 틀림없다. 왜냐하면「루디」는 이추문말고도 남아공이 남「아메리카」군사 독재정권 및 「이스라엘」과 맺고있는 것으로 알려진 비밀군사동맹관계, 남아공의 핵생산능력, 남아공과 미국간의 정보협조관계등「메가톤」급 자료들을 모두 가지고 있음을 암시하고 이를「정당한 가격」을 주면 신문에 제공하겠다는 교섭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런던=장두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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