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시문16곡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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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숙주의 동생이며 세종때 대사간을 지낸 신말주의 부인 설씨가 만든 서화첩. 성종때인 1482년 순창 광덕산 강천사 부도암을 중수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16폭중 2폭에 강천사 전경과 승경을 채화로 나타내고, 이어 권시문을 썼는데 필치가 여성답고 우아하다.
설씨는 신사임당보다 반세기 앞서는 여류작가로 문서화에 능했다고 하나. 아직 그의 명성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고있는 상태. 전해져 내려오는그림도 이 권시문16곡첩 외에는 없는데 이 한 점으로도 놀라운 조예를 엿볼 수 있다.
특히 16곡첩은 화적이 드문 15세기의 서화이며, 여성의 작품으로는 희귀한 예이다. 더우기 진경산수화가 깊이 뿌려를 내리지 못했던 시대의 진경 산수화란 점도 이 그림의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 그림의 강천사는 오래전에 없어져 지금은 자취를 찾을 길 없다.
소장자인 신승재씨는 신말주의 18대손으로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데『그림의 가치는 잘 모르지만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집안 보물이기 때문에 진쟁증에도 어떤것 보다귀히 여겼다』 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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