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렬사 정화 준공식 참석|박 대통령 "명의 연호 쓴 현판 갈도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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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충주=조남조 기자】박정희 대통령은 23일 하오 병자호란 때의 명장 충민공 임경업 장군을 모신 충주시 단월동 소재 충렬사 점화사업 준공식에 참석, 준공「테이프」를 끊고 임 장군의 영정을 모신 충렬사에 헌화·분향한 뒤 방명록에 서명했다.
친필휘호로 된「충렬사」현판과 영정을 모신 내부를 자세히 살핀 박 대통령은 충렬사 앞뜰에서 70년 된 주목한 그루를 기념식수하고 임 장군의 충의를 기려 세운 충렬사 비와 임 장군 부인 완산리씨 정렬 비를 시찰했다.
박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완산리씨 정렬비문에 임 장군이「대명 충신 임 장군」이라고 표현된 것을 보고『영조 때 이곳 현감이 쓴 비문으로 대명충신이라고 표현한 것은 창피한 일』이라면서『이 비를 기념관등에 보관하고 이 자리에는 충렬사 비문의 내용과 이곳에 완산리씨 정렬비가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말로 비석을 세우도록 하라』고 정 지사에게 지시했다.
박대통령은 또 충렬사 강당현판의 연대가 숭정이라고 표기된 것을 보고『이는 명나라 연호가 아니냐』면서「이름 있는 서예가로 하여금 글을 다시 써 현판을 달고 이 현판은 따로 잘 보관하고 이곳에 현판을 다시 만들게 된 내력을 자세히 선명한 안내판을 세우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박대통령은 유물전시관도 둘러본 뒤『임 장군에게 충민공의 시호를 내린 교지 등이 한문으로 돼있어 젊은이들이 이해하기 곤란할 것이니 이내용을 우리말로 번역한 설명문을 원본 밑에 붙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임 충민공 유적 청학기념 비문을 쓴 이종춘 청주교대 교수로부터 비문내용에 관해 설명을 듣고 박대통령은『비문이 한글로 돼있어 좋다』고 말하고, 연못·관리사무소등을 돌아보고는『경내에 잘 자랄 수 있는 나무를 많이 심는 등 조경에 더욱 힘쓰라』고 말했다.
박대통령은 지난해 12월20일 숙종23년에 건립된 충렬사가 3백여년을 내려오는 동안 많이 퇴락 한 것을 보고 이를 특별히 정화하라고 지시, 문공부와 충북도가 대통령 특별 지원금 4억8천 만원 등 총5억2천3백여 만원을 들여 10개월만에 공사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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