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가 「하와이」 교포들에 사설로 사과|일계기자가 중상기사 쓰자 한국인들 투위로 대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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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하와이」에 사는 1만여 한국인들은 한인사회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보도를 일삼던 한 유력신문을 상대로 지난 40여일간 끈질긴 투쟁을 벌여 끝내 그 신문을 굴복시키고 한인사회의 단결된 힘을 과시했다.
「하와이」 의 「스타· 블리틴」 지는 지난30일 신문으로선 굴욕적인 방법인 사설을 통해 『「크리언·바」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면서 『본의 아니게 「하와이」사회에 한국인들의 명예를 더럽히게 된 것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 고 말해 한 달이상 투쟁해 온 한국인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 주었다.
「스타·불리틴」지는 8월16일부터 3일간 「하와이」 지역 한국 「바」 에 대한 악의적인 내용의 특집과 사설을 싣고 신랄한 비판을 가해 교포사회에 큰 충격을 주면서 이 신문과 교포들간의 치열한 투쟁이 시작됐다.
이 신문은 한국 「바」가 탈세· 「섹스」·바가지요금등 마치 사회악의 온상인 양 다루었다.
교포들은 「하와이」 지역의 유흥업소의 80%가 교포들의 것이기 때문에 이 보도가 교포들의「이미지」를 크게 손상한다는 이유에서 즉시 「하와이」 한인권리투쟁위원회 (투위)를 결성하고 「불리틴」 지에 그 기사를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대대적인 투쟁에 들어 갔다.
「투위」는 이 기사를 쓴「모리다」 기자가 일본계이고 이 신문이 10월초로 예정된 민주당 「하와이」주지사 예비선거에서 재출마하는 「조지·아리요시」 (일본계)지사를 오랫동안 지지해 온 점으로 들어 한국인에 대한 조직적인 인종차별이며 정치적 의도가 그 기사에 깔려 있다고 보았다.
「불리틴」지는 「아리요시」 지사에 도전하는 「파지」 「호놀룰루」 시장과 교포 유홍업자들간에 모종의 흑막이 있는 것처럼 보도했기 때문.
「불리틴」 지가 「투위」의 거듭된 항의에도 오히려 『「모리다」 기자에게 보도상을 줄 계획』이라면서 강경하게 사과를 거부하자 「투위」 는 지난달 26일 「하와이」의 23개 언론기관에 「불리틴」 지성토 광고를 싣고 10월1일에「불리틴」 신문사 앞에서 교포들의 대대적인 항위시위를 갖고 「불리틴」 지의 화형식을 거행하기로 결정했다.
「불리틴」 지는 28일 마침내 변호사를 통해 「투위」측에 협상을 제의하고 30일 사설로 정중하게 사과기사를 게재함으로써 이 사건을 마무리 지었던 것.
【로 스 앤 젤 레 스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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