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벨 "미국, 한·일 실제로 대화하게 리더십 발휘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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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캠벨

커트 캠벨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미국이 한·일 관계가 자국의 전략적 이해를 저해할 정도까지 악화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중앙일보-CSIS 포럼 2014’에서다.

 ‘동북아의 미래-지역안보, 국가 전략과 국제 정치’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캠벨 전 차관보는 “외교적 수사뿐 아니라 실제로 한·일이 마주 앉아 대화하게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 아시아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그린 CSIS 아시아담당 선임부소장은 “미국은 한·일협정이 맺어진 1965년 이전부터 미묘하게 한·일 관계에 관여해왔다”며 “고위급 관료들이 신뢰 있게 지속적으로 (관여를) 이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 이번 포럼에서는 중국의 대북 정책을 어떻게 볼 것인가도 논의됐다. 주중 미 대사를 지낸 스테이플턴 로이 우드로윌슨센터 키신저중미관계연구소 명예학자는 “겉으론 중국의 대북정책이 변하지 않았지만, (공산당 내부의) 대북 의식은 변했다”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김정은과 한 차례도 만나지 않은 채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러 오는 것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감정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이 한·일협정으로 모든 것이 정상화됐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피해자들은 배상받을 권리가 있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일본은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은 개회사에서 “갈등이 심화된 한·일 관계는 내년 국교 정상화 50년을 맞아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돼야 한다”며 “동아시아가 불신과 대립의 연쇄 악순환에 빠져 있는 지금 미국의 균형자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또 “과거를 거울 삼아 화해와 협력의 새 미래를 열어나가려는 용기가 필요하다. ‘동아시아 패러독스’는 반드시 해소되고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남정호·박소영·유지혜·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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