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125억원·촬영에만 2년|영화 『신 묵시록』, 미서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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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는 현재 월남전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련된 영화 7편을 제작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중의 하나인 『신 묵시록』은 벌써부터 많은 논란을 야기 시키고 있다.
미국의 가장 비범한 젊은 제작자중의 하나이며 영화 『대부』의 제작자이기도한 「프란시스·포드·코폴라」가 공동 제작하고 감독한 이 『신 묵시록』은 거작 영화 감독 고「세실·B‥데·밀」의 작품에까지 비견할 정도의 초 거작.
「필리핀」에서의 「로케」 기간 18개월을 포함, 촬영하는데만도 2년이 걸렸으며 제작비는 처음에 1천2백만「달러」로 예상됐으나 그 두배가 넘는 총 2천5백만「달러」가 투입되었다.
불과 5주간의 촬영으로 1백만 「달러」를 받은 배우 「말론·브랜드」는 촬영 도중 어찌나 힘이 들었던지 『나한테 이 같은 역할을 시킬 수가 있는가』라고 항의까지 했으며 다른 배우인 「마틴·쉰」은 심장마비에 걸려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2개월간이나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안되었고 「세트」를 세우던 중 나무에 깔려 한 노동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이 영화의 대본은 「조지프·콘래드」의 소설 『어둠의 심연』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한데 19세기의 「벨기에」령 「콩고」 무대가 1969년의 「베트남」 전쟁 무대로 옮겨져 이야기는 전개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전쟁 장면을 매우 정확하게 재현시키고 있다.
제작진은 미국이 월남전 때 사용했던 초계정의 모형 2척을 건조하고 「필리핀」 해군으로부터 1척을 임대했으며 10만「달러」 상당의 폭발물을 사용하여 실전을 방불케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또 이 영화를 위해 「필리핀」 노무자 약 3백명이 민가 30채로 구성된 한 어촌과 다리를 건설했다. 「코폴라」 감독은 원격 조종의 인간 모형을 이용하여 내장이 꿰져 나오는 참혹한 전쟁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으며 또 「마닐라」에 거주하고 있는 수십명의 「베트남」 난민들을 「베트콩」역으로 출연시키기도 했다.
실물 「헬리콥터」와 함정이 동원되고 잘 훈련된 「엑스트라」들의 열성적인 협력으로 세부적인 사실성에 많은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려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는 평범한 전쟁 영화는 아닌 것이다.
이 영화 촬영에는 미군이 협찬을 거부, 「필리핀」군의 협조를 얻어 완성시킬 수가 있었는데 「코폴라」는 「필리핀」군과 정부의 이 같은 협조에 감사한 나머지 「필리핀」 영화진흥 재단 설립을 제안하고 여기에 1백만「달러」를 희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AFP동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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