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0)기능 올림픽 제패 우연이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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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내년 제24회 국제기능「을림픽」대회가 우리 나라에서 개최되기에 앞서 금년 「네덜란드」에서의 세계제패는 자못 뜻 깊은 일이다.
6월초 성동기계공고에서 출전선수들의 기능평가회를 가진 자리에서 28명의 출전 선수들 한사람 빠짐없이 이를 악물고 주먹에 힘을 주어 세계 정상을 가슴 깊이 맹세하던 모습이 역력하다. 우선 28명이 「큰크리트」와 같이 굳게 뭉쳤다. 공구도 .서로 빌려쓰고 서로 만들어 주며, 부상선수를 등에 업고 병원에 뛰어가는 눈물겨운 광경이 점철하였다.
유복한 가정도 아니었다. 간혹 격려금을 받으면 가난한 부모에게 보내 드리는 효자의 귀감이요 진정한 애국자요 새로운 형의 새 세대들이었다. 출신모교의 교장선생님께서도 서울에 체류하면서 이들을 격려해 주었다.
소속기업체의 간부들도 큰 관심을 갖고 물심양면의 뒷바라지를 해 주었다. 한국 기능「을림픽」 위원회나 검정공단의 실무자들은 평가회 때는 침식을 잃고 기계장비·재료준비에 여념이 없었고, 평소에는 사방에 흩어져 있는 선수들의 소속기업체이자 훈련장을 매일 사심 없이 순회하면서 집. 건강문제, 심지어는 가정문제까지 경청해 주었다. 최신식 자동기계를 구비하지 못한 학교에서는 도상훈련으로 배우는 애로도 겪었다.
이와 같이 모든 관계자들의 애국 적선의와 집념의 총화가 선수들을 분발시켜 참가 8회만에 기어이 세계제패의 꿈을 달성한 것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중화학 기계분야에서 많이 입상되었고, 이들 입장자 전부가 「기술보국」의 사명감으로 휴일 없이 정진한 공고 및 정수 훈련원 출신이란 점을 감안할 때, 우리 나라 공업기술 교육은 국제수준에 달하였다고 자부해 본다.
우리는 이번에 차지한 세계 정상의 자리를 사수할 것을 다짐한다. 우리들 공고나 훈련원에는 영광의 「메달리스트」를 뒤 이을 피 끓는 샛별들이 얼마든지 있다. 이들 새싹들은 세계 정상의 선배들을 헹가래치고 너도나도 「메달리스트」가 되기를 다짐하며 피땀어린 훈련에 밤낮을 모른다.
내년 대회에서는 금년에 못다 이룬 금형,「밀링」, 기계조립, 정밀기계 제작 등 기계분야 중추 종목의 금「메달」획득에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다. 다만 선진국들이 개발한 최신식 실습기계가 아쉽다.
영광의「메달리스트」나. 이를 뒤따르는 티없는 새싹들을 우리 기성세대는 성실하게 이끌어 주어야 하겠다.
오늘도 밤늦게까지 선반과 씨름하는 샛별들의 모습을 지켜볼 때 우리 민족의 장래는 분명 희망이 있다고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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