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협 회원을 대상으로 분석한|한국시인의 의식구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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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의 시인들은 자신이 시인이라는 사실에 대해 『긍지와 보람을 느끼며』(61%) 시가『사람들에게 정신적 영향을 준다』(49%)고 생각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시전문지『심상』이 창간3주년을 기념해 한국 시협회원 1백60명을 대상으로 『한국시인의 의식구조분석』에서 밝혀진 것.
시인들은 20대에 대부분(70%) 문단에 「데뷔」했으며 2∼10년의 습작기(68%)를 갖고 있다.
「데뷔」방법은 각 문학지의 추천(65%)과 신춘문예(18%)가 대부분으로 우리 나라만이 갖는「데뷔」방법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시인들은 1년 동안에 5∼10편의 시를 쓰며(95%) 이와 비슷한 양(81%)을 각 지면을 통해 발표한다. 그러나 30편 이상의 다작시인도 7명이나 된다.
시 고료에 대해선 불만이 많은 편. 현재의 액수(5천원 안팎)가 『적다』(81%)는 게 대부분이며 1만원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96%).
현 사회가 시인을 어떻게 보느냐에 대해서는 『평범하게 본다』가 40%이며 시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에겐 『지도하고 이끌어 준다』가 69%로, 대체로 긍정적. 그리고 시가 독자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시가 갖는 숙명 때문』이라고 답한 것이 가장 많고(32%) 난해시를 쓰는 시인의 책임도 있다(27%)고 봤다.
한국시단의 작품수준은 세계시단의 수준과 비슷하다(61%)고 생각하고 있으며 시에 있어서의 한글전용 가능성에 대해선 『혼용』이 35%, 『가능』이 28%로 한글전용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시인들은 대부분 직업을 갖고 있으며 교사·교수가 전체의 56%로 가장 많고 다음이 회사원·기자·의사·농업·공무원·기술자순. 그러나 주목할 것은 생활만 된다면 직업을 버리고 시작에만 전념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거의 모두가(95%) 『그렇다』고 응답, 시작에만 몰두하고 싶은 강한 욕망과 애정을 보이고 있다.<김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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