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으로 女 나체사진 보낸 뒤 음란행위 유도…금전 갈취한 조직 검거

중앙일보

입력

화상채팅 중 음란행위를 한 남성들의 모습을 녹화해 수십억원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4일 인터넷 화상채팅으로 확보한 음란 영상으로 남성들을 협박해 돈을 빼앗은 혐의(공갈 등)로 중국인 A(34)씨를 구속하고 한국인 조직원 B씨(2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올 1월까지 화상채팅으로 남성들에게 음란영상을 찍도록 유도한 뒤 이 영상으로 협박해 9000여명에게 53억원을 받아낸 혐의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조선족으로 구성된 중국 범죄조직과 함께 이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중국 조직은 채팅과 협박을 했고, 국내 조직은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대포통장을 만들고 들어온 돈을 인출했다.

수법은 이렇다. 일단 중국 조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무작위로 1대1 채팅을 신청한다. 채팅을 수락한 남성들은 미모의 조선족 여성 등과 문자를 주고 받았다. 이어 화상채팅을 하자고 유혹해 옷을 벗고 음란 행위를 하도록 한 뒤 이를 녹화했다. 이른바 '몸캠 피싱'이다. 이 과정에서 남성들의 개인정보도 알아냈다.

이후 영상을 가지고 협박해 돈을 갈취했다. 협박에 못 이긴 남성들은 50만~3000만원을 대포통장 계좌로 입금했다. 국내 조직을 통해 돈을 받은 중국 조직은 음란 영상 원본을 없애는 동영상을 보내는 것으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들은 몸캠 피싱 이외에 '조건만남'을 할 것처럼 속여 건당 수십만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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