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 「테러」속 태국 총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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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태국은 4일 전국 71개 성에서 2천만여명의 유권자가 참여, 2백79명의 국민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총선거를 실시한다. 이미 종반전에 접어든 이번 총선에는 39개 정당이 난립, 2천3백70명의 입후보자가 8·4대 1이 넘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73년10월 「타놈」 군사 정권이 학생 「데모」로 붕괴된 후 75년1월 신 민주 헌법에 의한 민주 방식의 선거를 치른 태국은 민주당 (72석). 사회정의당 (45석), 「타이」국민당 (28석), 사회농본당 (19석), 사회행동당 (18석), 사회국가당 (16석), 사회당 (15석), 신세력당 (12석) 등 어느 정당도 안정 세력을 구축하지 못해 「세니·프라모지」의 민주당 삼일천하를 거쳐 「쿠크리트」 수상이 불안한 연정을 이끌어왔다.
사회행동당의 「쿠크리트」 수상은 그 동안 연정내의 이견, 의회의 압력, 미군 철수를 둘러싼 좌파 전국 학생 「센터」 (NSCT)와 우파 「나바폴」 및 극우 행동대 「붉은 들소」간의 「데모」 및 충돌 등 불안한 국내외 사태로 야당으로부터 불신임 동의를 받자 지난 l월 의회를 해산해 버렸다.
막바지에 이른 선거 운동에서 두드러진 현상은 좌파에 대한 우파의 공세가 치열해졌고 국민은 안정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타이」 전국 직업 학생 「센터」등 18개 우익 단체를 포섭, 회원 1백75만명을 거느리고 있는 우파 「나바폴」은 『사회주의는 곧 공산주의』라는 구호를 내걸고 「인도차이나」의 전철을 밟을 수 없다는 명분으로 좌파 우세 지역에서 「테러」 활동까지 벌이고 있다.
이들의 공격 목표는 좌파인 사회당 (SPT)과 「막사이사이」상 수상자 「크라사에」 박사가 이끄는 신세력당 (NFP). 사회당의 「분사농·푸뇨타얀」 사무총장의 유세 중 피살 사건은 우파 「나바폴」의 행동이라는 설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고 「솜키드·스리상콤」 당수는 암살 위협으로 숨어 다니고 있으며 「카이솅·수크사이」 부당수는 행방이 묘연한 상태.
또 사회주의 사상에 젖은 소장학자 및 「인텔리」를 후보로 내세운 신세력당은 지난 2월 당사가 폭파됐고 지난달 25일에는 부당수 「솜왕·스리차이」가 선거 운동을 벌이던 중부 「차이나트」주의 선거 유세장에 수류탄이 투척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공격은 극우 행동대인 「붉은 들소」에 의해 수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업저버」들은 「쿠크리트」 수상이 집권 1년 동안 독자적인 사회 복지 정책으로 인기를 유지했으며 여당인 사회행동당과 「타이」 국민당은 자금이 풍부한 이점을 살려 의석을 늘릴 것으로 전망, 총선 후에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연립 정부 ▲사회행동당을 중심으로 한 연립 정부 수립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신 정부 구성 후에도 불안이 계속되면 우익 군부가 재집권을 피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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