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방송서 맞장구 치다 눈 맞았나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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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방송하다 눈이 맞았다고 해야 되나요?"

TV홈쇼핑 진행자 커플이 탄생했다. 10일 결혼하는 우리홈쇼핑의 스물아홉살 동갑내기 쇼호스트 성민기(左).김지애(右)씨가 주인공이다.

성.김씨 커플은 "어떻게 결혼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까르르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5월 펜션 이용권을 파는 방송을 함께 진행하면서 사랑이 싹텄기 때문이다. 첫회 방송에서만 3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려 대박을 터뜨렸다. 방송 횟수도 한 차례 늘었다. 결국 세 차례 방송을 통해 모두 14억2000만원어치를 팔았다.

이후 함께하는 방송마다 매진 행진을 계속했고, 더불어 사랑도 커갔다. 성씨는 "눈빛만 봐도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 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아 매출도 덩달아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위기도 있었다고 한다. 사귄 지 100일째 되는 날, 말다툼이 벌어졌다. 다음날 보험 판매방송을 앞두고서였다. 김씨는 "진행자끼리 서로 주거니 받거니 맞장구를 치는 게 정말 중요한데 화가 나서 호흡 맞추기가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결혼 뒤에도 쇼핑호스트 일을 계속할 계획이다. "각자 상품을 판매할 때는 선의의 경쟁자로, 함께 방송할 때는 동반자로 최고의 쇼호스트가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들은 TV홈쇼핑 진행자 3호 부부가 된다. 1호 커플은 2003년 3월 결혼한 GS홈쇼핑(옛 LG홈쇼핑)의 이정민.김상희씨 부부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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