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펜」에 밀려났던 만년필 미서 필기구 왕좌 재탈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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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대인의 인기를 독점해온 간편한 「볼·펜」이 차차 사라지고 고풍의 만년필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만년필 제조사의 생산량·판매점의 거래실적이 이런 경향을 증명해주며, 옛날에 쓰던 만년필을 수선하러 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1960년대 초반에 한참 많이 팔려서 연5천만개를 생산했던 미국의 만년필회사들은 지난5∼6년 동안엔 연1천만개 생산으로 퇴조를 거듭해 왔다. 반면 「볼·펜」은 연간 1억5천만개가 팔리는 호황을 누려왔던 것. 그러던 것이 최근에 와서 특히 「펠리컨」「몽를랑」「래미」 등 고급 만년필의 판매고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사람들이 만년필을 다시 찾게된 이유는 첫째 너무나 획일적이고 소모품적인 「볼·펜」에 대한 염증, 그리고 옛날식 글씨에 대한 향수로 풀이된다. 요즘 들어서는 문서에 일일이 「사인」을 한다든지 펜」글씨를 연습하는 사람조차 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에서는 만년필·「샤프·펜슬」「라이터」 등을 파는 사람들 사이에서 옛 만년필을 수선하는 일이 성업을 이루고 있다. 「맨해턴」한복판에서 25년간 만년필수선을 해온「세실· 브라운」씨는 이 분야의「베테랑」. 최근에는 30년 이상된 만년필도 수선하러 오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그의 말이다.
한편 「브라운」씨는 만년필의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일러준다. ⓛ만년필에 「잉크」를 가득 채운 뒤 한두 방울쯤 털어 내면 「튜브」에 공기가 들어가 「잉크」가 더욱 잘 흐른다. ②「잉크」병에 남은 찌꺼기 「잉크」는 만년필을 막히게 하니 주의해야 한다. ③「펜」을 가끔 냉수로 씻어준다. ④만년필뚜껑을 닫을 때 주의해서 「펜」촉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뉴욕· 타임스」 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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