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비 문학 「선언편」 발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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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 나라 구비 문학의 자료가 되는 『선언편』 1책이 홍대 최강현 교수에 의해 발굴됐다. 57장으로 된 이 책은 문종 왕비인 현덕 왕후와 단종의 모자를 비롯해서 선조와 효종대에 이르기까지의 저명 인사 50여명의 야담적 사실을 모은 것.
1813년4월 일서라는 이면 기록으로 미뤄 순조 13년 형조판서를 지낸 장붕익 편저로 추정되고 있다.
수필처럼 쓴 이 책의 얘기 중에는 대간관의 역할과 권세에 관한 부분도 있다.
영조 때의 김용건은 성격이 곧았는데 마침 송명순이 방백이 되어 지방으로 내려 갈 때 그가 전별자에게 물 대접을 하고 하인들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았다고 하여 왕에게 상소, 파면시켰다.
또 정처를 2명 둘 수 있다는 당시의 민속도 살필 수 있다. 즉 안동 지방의 권진사가 성직이 엄격하였는데 그 아들과 며느리는 성격이 포악했다. 그러나 아들의 소첩을 잘 달래어 정실의 며느리로 맞아들임으로써 정처가 2인이 됐다는 것이다. 또 허홍이라는 사람의 근검 저축 이야기가 실려 있는가 하면 『심곡 비결』의 저자 김치 (1577∼1625)는 천문에 밝았고 77년부터 1625년까지 남곡이라는 호가 있었음을 이 책에서 밝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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