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hi] 올림픽 3수 도전…마침내 웃은 쇼트트랙 맏얻니 조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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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리(28·고양시청)가 마침내 올림픽에서 활짝 웃었다.

조해리, 심석희(17·세화여고), 김아랑(19·전주제일고), 박승희(22·화성시청), 공상정(18·유봉여고)으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09초498로 결승선을 통과해 캐나다(4분10초641)를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한국은 2006년 토리노 대회 이후 8년 만에 이 종목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조해리에게 올림픽은 한의 무대였다. 그는 2006년 토리노 올림픽 직전에 큰 부상을 당해 선발전에도 나서지 못했다. 4년 뒤 2010년 밴쿠버 대회에 출전했지만 더 뼈아픈 시련을 겪었다. 계주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 때문에 실격을 당했다. 금메달을 따냈다고 좋아했던 당시 대표팀 선수들은 곧바로 울음을 터트렸다. 결국 여자 대표팀은 이 대회에서 노골드에 그쳤다. 이때 주축 선수가 바로 조해리였다.

그러나 조해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2011년 세계선수권에서 종합우승을 했던 조해리는 이후에도 꾸준하게 대표팀에 들며 실력을 쌓아왔다. 서서히 베테랑 축에 들면서 맏언니 역할도 톡톡히 해왔다. 어린 선수들은 "해리 언니 덕분에 분위기도 늘 화기애애했다"며 웃어보였다.

계주 우승을 확정지은 뒤 조해리는 "울컥울컥한다. 지금도 실감 안 나는데 오늘만큼은 이 기분을 누려보고 싶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큰 대회인데다 어린 선수들이어서 부담감을 가졌을텐데 잘 해줘서 너무 고마웠다"면서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경기 뒤 눈물을 흘린 조해리는 "올림픽에서 운이 없었다. 올림픽 메달이 나는 그리웠고, 아무 메달 상관없이 정말 바라왔는데 금메달로 보답받을 지 몰랐다. 그동안 힘들게 한 것을 보고 하늘이 도운 것 같다"고 말했다.

소치=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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