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절대량 확보에 문젯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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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의 식량자급률이 계속 낮아짐에도 불구하고 세계 식량 사정은 날로 핍박해지고 있어 앞으로 식량절대량의 확보가 당면 과제가 될 것 같다.
특히 금년은 우리나라가 식량 수입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미국의 흉작으로 작년 산 옥수수는 12% 대두는 16%, 호맥은 34% 감산될 전망이어서 식량 수입을 들러 싼 쟁탈전이 벌어질 우려조차 있다. 또 올해의 쌀·소맥 생산은 평년작은 되나 재고의 격감과 미국의 식량무기화로 안정적인 물량학보가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 벌써부터 일본 등 식량 수입 국은 미국에 식량조사단을 파견, 현지의 식량사정을 체크하는 동시에 농무성 관계자들과 안정적 식량 공급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포드 신임 대통령은 농산물 금수 조처 등을 취할 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장기적인 수급전망과 산유국이 무모한 오일·파워를 휘두른다면 미국이 식량을 무기화 하여 73년과 비슷한 규제조처를 취할 가능서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금년뿐만 아니라 식량 핍박 상태는 장기적으로 계속 악화될 전망이다.
이런 세계적 식량 핍박 추세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식량 자급률은 65년의 94·2%에서 70년 81·6%, 73년 68·6% 등으로 계속 저하되고 있어 앞으로 식량문제는 수입대전지출에 따른 막대한 외화부담 뿐 아니라 절대량의 확보자체도 곤란을 받을 심각한 사태가 올 우려조차 있다. 또 농산물가격도 공산품 가격 상승률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많다. 이러한 식량 수급사정 및 가격 추세에 비추어 한국에서도 식량 증산부문을 전략 산업화하여 중점투자 해야 할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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