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한반도 지배 설 물증 주장|칠지도 명문은 개작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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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동경=박동순 특파원】광개토대왕비문의 조작 설을 발표한 바 있는 재일 고고학자 이진희씨는 5일 고대 일본이 한반도를 지배했다는 물적 증거로 일본측이 이용해 왔던「나라」 「이소노가미」신궁의 일본국보「칠지도」에 대해 그 칼등에 새겨져 있는 명문「십일일」의 글자가 전후「십육일」로 개작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 일본 고대 사학 계에 파문을 던졌다.
지금까지 일본에서는「칠지도」에 새겨져 있는「태화 4년」의 명문을「동진 태화 4년」(서기369년)으로 해석, 일본서기의「신 공황후기」에 있는 신 공황 후52년(서기372년)의 기록인『백제로부터 칠지도 헌상』기사와 부합된다는 주장이 통설이었다.
이씨의 주장은『태화 사년오월 십육일 병오…』라는 명문에 대해 북위 태화 4년(서기480년)으로 해석, 그해 5월11일은 병오일 이기 때문에 명문과 일치한다는 것이며, 일본측이 주장하는 해의 5월11일이나 16일은 모두 병오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이씨는 1950년 국립「나라」문화재 연구소가 촬영한「칠지도」사진에는「십일일」이 분명한데 그후 1961년「마이니찌』신문이 발행한『국보』에 수록된 사진에는「습십육」로 고쳐졌다는 것이다.
이씨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면 지금까지 그들이 왜곡한 고대사의 연대가 1백년 뒤로 물러나게 되고「칠지도」는 백제왕이 헌 상한 것이 아니라 하사한 것이 되어 일본의 한반도 지배 설이 뒤집어지기 때문에 일본 사학 계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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