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불안한 구기 종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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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리의 구기 종목은 모두가 불안하다. 6회 대회의 우승 종목인 축구나 남자 농구, 그리고 한때 세계 정상급에 올라 있던 여자 농구도 금「메달」과는 거리가 있다.
그밖에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배구는 남녀 모두 강「팀」들이「아시아」지역에 집중돼 은「메달」이던 6회 대회의 수준에서 자칫 밀려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러한 구기 종목의 불안은 우리의 실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약화되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각 종목별로 강「팀」들이 대거 출전하고 있다는 상대적 원인에 기인되고 있다.
우선 축구만 해도 6회 대회의 공동「챔피언」인「버마」가 있고 북괴·일본·「이스라엘」·태국, 주최국인「이란」과「베일」속의 중공 등 무려 16개「팀」이 우승을 노리고 있다. 남자 농구는 세계 정상급의 중공을 필두로 「아시아」선수권 대회「챔피언」인「필리핀」·「이스라엘」·일본 등 15개「팀」이 출전 예정이며 여자 농구는 참가「팀」이 7개 「팀」에 불과하나 막 강의 일본이 도사리고 있어 우리의 승산은 반반.
그리고 남자부에 11개, 여자부에 9개「팀」이 출전하는 배구에서는 남녀 모두 일본·북괴·중공 등 힘겨운 상대가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종목마다 강「팀」들이 출전하고 있는 구기서는 경기 방법 또한「리그」전을 택하고 있어「토너먼트」의 행운도 기대키 어렵다.
축구는 4개조의 예선 「리그」결과로 상위 2개「팀」씩 모두 8개「팀」이 다시금 2개조의 준결승「리그」를 거친 다음 패권을 겨루게 되었고 여자 농구는「풀·리그」, 남자 농구는 4개조의 예선「리그」와 8개「팀」간 2개조의 준결승「리구」를 거쳐 4강의「크로스·토너먼트」로 우승을 가린다.
배구 역시 여자 부는 2개조의 예선 「리그」를 거쳐 상위 2개「팀」씩 4강이「크로스·매치」로, 남자부는 3개조의 예선「리그」를 거쳐 각 조 2위까지의 6개 「팀」이「라운드·로빙·토너먼트」로 패권을 다투도록 되어 있다.
이렇듯 강「팀」의 출현과 험난한 대진이외에 우리의 수준이 「아시아」수준을 훨씬 웃도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고민이 많다.
축구는 북괴와 사상 처음으로 대결할지도 모르는 점에서 그 동안 8차의 강화 훈련을 강행, 어느 정도 실력 향상을 이룩해 놓았다.
이에 지구력도 크게 향상되었고 주력과「패스·워크」도 두드러지게 좋아졌다.
이회택 박이천 차범근 김재한으로 엮어지는 공격진의 위력도 진일보되었을 뿐더러 최재모 유기흥이 담당할 수비 역시 믿음직하다. 더욱 장신 김재한을 주축으로 하는「포스트·플레이」와 준족 차범근의「라이트」돌파는 우리 축구의 결정적인 득점 원.
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축구라 해도「아시아」제패가 충분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골」 에 직결될「센터링」이 모자라고 중거리「슛」도 아직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농구 또한 마찬가지. 남자부가 이자영 곽현채 이광준 유희형 최경덕을, 여자부가 김재순 유쾌선 조영순 이옥자 김은주를「스타팅·멤버」로 내세우거나 또는 폭넓게 교체한다 해도 남녀 모두 구멍 투성이의「팀」이다. 남자「팀」이 평균 신장 1백86cm의 단신이고 보면 중공·북괴·일본 보다 월등한 「핸디캡」이 이 아닐 수 없고 더욱 신동파와 같은 중거리의 명수가 없으니 만큼 장신 벽의 돌파는 크나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여자「팀」은 지난번 제5회「아시아」여자 농구 선수권 대회에서「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이용, 일본에 3골 차로 이겼다고는 하나「와끼·다시로」「사다깨」등 맹장이 버티고 있는 일본을「테헤란」에서 다시금 꺾을지는 미지수.
제6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축구나 농구와는 달리 배구는 남녀 모두 6회 대회의 준우승을 그대로 지키느냐가 관건이 된다·
63년「뉴델리」, 72년「상디에」에서 북괴를 계속 압도한 남자는 이용관의 난조로 그 대신 강만수·이선구에, 여자는 유경화·유정혜의 속공과 조혜정·정순옥의 공격에 한껏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남녀 모두 신장의 열세에 몇몇 선수의 난조마저 겹쳐 6회 대회의 은「메달」수준이 계속될지는 아직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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