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투리아스」의 문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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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9일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74세를 일기로 별세한 「과테말라」의 67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미겔·앙헬·아스투리아스」는 「칠레」의 「파블로·네루다」, 「브라질」의 「조르제·아마도」, 「아르헨티나」의 「포르헤·보르헤스」와 함께 금세기「라틴·아메리카」의 4대 문호로 꼽히는 작가며 시인이다.
그의 다채로운 외교관 경력이 말해주듯 「아스투리아스」는 어렸을 적부터 정치·외교에 대한 꿈을 키워 「소르본」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외교계에 뛰어들어 「멕시코」대사관 문정관 「파리」 주재 공사 「엘사바도르」대사를 역임했다. 그가 문학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대학시절 법학을 전공하면서 틈틈이 각국의 신화를 연구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가 연구한 각국 신화가 바탕을 이룬 그의 문학세계는 「인디오」문명의 단절된 전설을 남미의 현대생활에 부활시키는 작업으로 연결되었다. 이러한 문학관이 투영된 『「과테말라」의 전설』(30년)이 호평을 받자 「아스투리아스」는 33년 중남미 여러 나라의 독재정치를 신랄하게 비판한 첫 장편 『대통령 각하』를 내놓았다.
신문기자·대학교수·외교관 등 그의 직업이 현실에 밀착된 것이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의 작품세계는 비록 정의를 전제한 것이기는 하지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현실 비판적인 요소를 강하게 드러냈으며 「과테말라」국민에 대한 미국의 간섭을 폭로했다해서 「레닌」평화상(66년)이 수여될 만큼 「이데올로기」에 침윤되는 경향도 보였다.
그러나 그의 작품에서 이러한 정치적 요소를 배제한다해도 그의 문학은 남미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근년에 이르러 높은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그가 현실에 얽매이지 않은 순수한 문학인이었을 경우 좀더 깊은 내면의 진실을 보일 수 있었을는지도 모른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3부작으로 된 정치소설 『강풍』(50) 『녹색의 법황』(54) 『매장된 자의 눈』(56)등이 있으며 시집으로 『아가』, 희곡으로 『쿠쿨단』등이 있다. <정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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