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Report] 배당주 투자, 지금이 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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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통상 배당주는 연말 ‘반짝’ 강세를 보이다 해를 넘기면서 투자자의 관심에서 멀어지곤 한다. 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사라지면서(배당락) 주가도 약세를 띤다.

 하지만 올해에는 연초부터 “배당주에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배당금보다는 배당주 자체의 특성에 주목해 장기간 조금씩 사들이는 방식으로 투자를 해보라는 얘기다. 한국투자증권 정훈석 연구원은 “배당금을 받기 위한 투자와 배당주 투자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면서 “배당주 투자는 배당락으로 투자금이 빠지는 1월 하순이 오히려 적기”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배당주는 꾸준히,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을 주는 기업의 주식이다. 그만큼 돈 버는 기반이 튼튼하다는 얘기다. 경기 흐름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것도 이들 기업의 특징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10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배당을 해온 기업들의 주가를 따라가 보니 실제 그랬다. 유가증권시장의 ‘10년 연속 배당주’ 341개(우선주 포함)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코스피지수 상승률의 12배에 육박했다. 또 같은 조건의 코스닥 기업 126개의 주가는 코스닥 지수보다 16배 올랐다.

 배당주 펀드의 투자 포인트도 이와 유사하다. 지난해 수익률이 높았던 것도 배당금 때문이라기보다는 배당주가 강세를 탄 시장의 흐름 덕이 컸다.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를 운용하는 박인희 팀장은 “펀드 내 배당수익률만 놓고 보면 2% 초반대였다”면서 “배당주의 주가가 좋았던 데다 저평가 종목을 골라내 꾸준히 투자한 게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공기업 정상화로 배당성향이 높은 한국전력 같은 유틸리티 종목이 제대로 이익을 내면 배당수익률 상승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배당주는 저성장으로 부각된 대안 투자처”라면서 “성장주가 힘을 받을 때는 주가가 3~4년간 제자리걸음을 한 적도 있는 만큼 조급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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