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막신 구두는 위험하다|미 소비자 보호운동의 기수「랠프·네이더」의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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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요즘 유행하는 바닥이 두껍고 굽이 높은 구두로 인한 각종사고가 늘자 미국에서는 많은 비평이 일고 있다. 미국 소비자보호운동의 기수인「랠프·네이더」는 최근 굽 높은 구두의 위험도를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여성들은 더 이상 유행을 파는 상혼에 희생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의 보고서에 의하면 요즘 미국에서는 구두 때문에 발목을 삐거나 부러뜨리는 여성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면「맨해턴」의 한 아가씨는 높은 뒷 굽이 걸려 층계에서 떨어졌고, 가수「케이·스타」양은「콜크·샌들」때문에 발뼈를 부러뜨려 8주 이상「기브스」신세를 졌다.
『그런 구두를 신고 걷는다는 것은 줄타기 곡예나 다름없다』고 미국발(족)병학회장「굴드」박사는 말했다.
지난 6개월간 10여명의 여성골절환자를 치료했던「뉴요크」의「드코티스」박사 등 많은 성형의들도『최고로 위험한 구두』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우선 높은 뒷굽과 두텁고 딱딱한 바닥 창을 붙인 구두는 발의 운동을 불가능하게 하며 걸을 때 필요한 발바닥의 자연스러운 탄력을 뺏어버린다. 따라서 발목의 근육만 비정상적으로 긴장하고 발목·다리·「히프」부문에는「스키」를 탈 때와 같은 과중한 힘의 부담이 주어진다.
구두의 뒷부분이 없거나 바닥 창이 높을수록 위험도 증가한다.
구두의 높이가 보통 1「인치」만 되어도 넘어질 때 발목이 꺾이는 각도는 45도. 3「인치」이상이면 90도로 겪여 발목뼈가 부러지기 쉽다.
피해는 그것뿐이 아니다. 실험통계에 의하면 걸을 때는 단화에 비해 훨씬 많은「에너지」와 산소를 소모시키며 심한 피로로 발의 모양이 영구히 기형화하기도 한다. 힘들고 거북스러운 걸음걸이는 골반이나 등뼈에 이상을 가져오기 쉽다. 심지어는 두꺼운·창 때문에 자동차 운전사고까지 일으킨다.
여성들이 그렇게 위험한 구두를 신으며 유행을 따를 이유는 전혀 없다.「워싱턴」에서 소비자 건강보호「그룹」이 조사한 바로는 대부분의 구두 가게들이 그 위험은 인정하면서도 값이 비싸고「유행에 따른 재고량」이 풍부하기 때문에 계속 팔지 않을 수 없다는 태도였다고 한다.
여성들의 안전을 지키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성소비자들 스스로가 높은 구두의 불매에 참여하고 모든 전문의사들의 의학적 소견이 그것을 뒷받침할 강력한 여론을 조성한다면 여성의 부를 지켜줄 좀더 세련되고 편안한「디자인」의 구두가 생산될 것이다. <레디스·홈·저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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