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오디세이』 20년 … 진중권 "10년 뒤 새 이론서 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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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아름다움이 있었다.”

 이렇게 시작하는 진중권(51·동양대 교양학부 교수·사진)의 『미학 오디세이』는 1990년대 대학 신입생들의 필독서였다. 미학(美學)이라는 말조차 낯설었던 시대, 고대·중세·근현대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아름다움의 세계를 탐험하는 지적 경험을 선사했다. 94년 세상에 나온 『미학 오디세이』가 15일 출간 20주년을 맞는다. 진 교수는 13일 서울 서교동 휴머니스트 출판그룹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독일에 유학가기 전 항공료라도 벌어보자고 쓰기 시작한 책이 20년이나 팔리게 돼 놀랍다”며 “당시 젊은 연구자로서 내가 궁금했던 미학의 세계를 맘껏 탐구하며 즐겁게 쓴 책”이라고 말했다.

 『미학 오디세이』는 파워라이터 진중권을 만든 밑거름이 됐다. ‘가상과 현실’이라는 개념틀을 이용해 1권에서는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를, 2권에서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흐려지는 현대를 다뤘다. 2004년 출간된 3권에서는 가상이 현실을 대체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조명했다. 지금까지 80만 부 넘게 팔려나갔다.

 20주년 기념판의 내용은 초판본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새롭게 쓴 머리말과 유홍준 명지대 교수의 추천사 등이 추가됐다. 진 교수는 “앞으로는 나만의 이론을 체계화해 10년 후쯤 새로운 이론서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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