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나갈 생각 없다"-김대중씨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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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대중씨는 26일 국내외 기자와의 회견을 청해 『나의 해외활동에 있어 결과적으로 국가에 누를 끼친 것을 미안하게 생각하며 그런 일은 본의가 아니었다』고 말하고 『나로 인해 한·일간의 우호관계에 금이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지난 8월8일 일본에서 납치되어 13일 서울 동교동 자택에 나타났다가 16일 이후 외부접촉이 안되었던 김씨는 『현 여건아래서 정치활동을 할 생각이 없으며 해외에 나가는 것은 장차의 문제이고 현재로서는 나갈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씨의 성명 전문과 그에 대한 부연설명 및 기자들과의 문답요지는 다음과 같다.

<성명전문>
『1. 나는 지난 8월8일의 사건으로 많은 국내외 인사들이 나를 위해 심려해 주신데 대해 감사한다.
1, 나는 나의 해외활동에 있어 결과적으로 국가에 누를 끼친 일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그러한 일은 결코 내 본의가 아니었음을 말해 두고자 한다.
1, 이제 그 경위는 어떻든 무사히 조국으로 돌아오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나로 인해 한·일 양국간의 우호관계에 금감이 없기를 바란다.』

<설명>
『지난 8월16일이래 수사당국이 나의 신변과 수사상의 필요에 의해서 당분간 외부와의 접촉을 안 하는 것이 좋겠다는 요청에 대해서 나도 이를 수락했다.
그러나 오늘부터 그와 같은 필요가 없어짐에 따라 그동안 나에 대해 많은 염려를 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해외인사들에 대해서 감사를 드리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번 국회에서의 논의를 보고 나의 해외활동에 대해 생각지 않은 많은 오해가 있음을 알았다.
국회에서 말이 나온 미군철수, 망명정부수립, 원조중단요청, 북한의 연방제 지지 등의 주장은 한 일이 없다.
또 그러한 말이 혹 나올 때도 이를 반대했다. 그러나 일방 그러한 오해가 국내 일부에서 있을 수 있는 일도 있었다.
예를 들면 「뉴요크」「데모」당시 단 한 사람이 미군철수 「플래카드」를 들고 뛰어들었다.
이것은 주최자와 「데모」군중에 의해서 제지당했고 또 그것이 주최자의 본의가 아닌 것이 해명되었는데 그후로 일본신문 중에 그 「데모」자체가 미군철수를 주장한 것같이 보도가 됨으로써 이것이 결과적으로 국가에도 누를 끼치고 또 국회의원이나 일부 국민에게 오해를 산 일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서 이것은 나나 주최측의 본의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
나는 나의 사건으로 그야말로 죽음의 길에서 살아왔고 많은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그후 사건수사 외에 한 일 양국간에 국회 기타 여러가지 면에서 양국의 우호에 금이 가는 여러가지 사태가 계속되는 것을 보고 나로서는 일단 생명을 보장했고 그렇다면 나로 인해서 귀중한 한일 양국간의 우호에 금이 가는 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 뜻을 오늘 밝히고자 성명을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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