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대에서 열린 포천중학교 졸업식, 왜? … 우수 대학에서 미래의 내 모습 그려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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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서 이색적인 중학교 졸업식이 열려 화제다. 경기도 포천중학교(교장 이상범)는 9일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제64회 졸업식을 개최했다. 3학년 350명과 학부모 교장, 교감, 교사 등 500여 명은 이날 오전 한기대 담헌실학관 대강당에서 대학생들이 졸업할 때 입는 가운과 학사모를 쓰고 졸업식을 거행했다.

포천중은 지난해 졸업식 때만 해도 여느 중학교와 마찬가지로 교내 대강당에서 진행했다. 하지만 임상범 교장이 아이디어를 내 이색적인 졸업식을 갖기로 결정했다.

포천중은 졸업식 행사를 갖기 위해 지난 6월부터 한기대와 협의했고 대학은 학교 측의 의사를 받아들여 이날 이색 졸업식이 열리게 됐다.

임 교장은 지난 2012년 9월 학교에 부임하기 전 30년간 지역 중·고등학교에서 진로진학 교사와 교감을 역임한 경험이 있다.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이번 이색 졸업식을 추진하게 된 동기가 됐다. 그가 교직 생활기간 제자 10여 명이 한기대에 진학해 사회에서 우수한 인재로 성장한 과정을 본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앞서 학생들은 졸업식 전날인 8일 관광버스에 나눠 타고 현충사와 독립기념관을 관람한 뒤 한기대 기숙사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이날 졸업생들은 저녁식사를 마친 뒤 대학생들과 통기타와 노래 동아리 공연 등을 관람하고 설순욱 교수로부터 진로에 대한 특강을 청취했다.

학생들은 졸업식 이후 첨단 실험·실습장비가 갖춰진 창의융합제조센터에서 대학생들의 수업을 견학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의 댄스춤과 선배들이 직접 만든 자동차를 탑승하는 기회도 가졌다. 포천중은 지난 1948년 개교해 현재까지 1만8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포천지역에서 가장 전통 깊은 학교로 꼽힌다.

임상범 교장은 “국내 대학 가운데 기술과 공학교육을 가장 잘 가르치는 대학을 찾다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고 취업률이 국내 대학 가운데 가장 높은 한기대에서 졸업식을 치르면 학생들에게도 매우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거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기권 한기대 총장은 “먼 곳까지 찾아와 졸업식을 개최한 학생들이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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