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앞둔 고추와 마늘-작황·시세·선택·보관요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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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1월초쯤부터 시작된 김장철을 앞두고 고추와 마늘 거래가 한창이다. 김장철 바로 며칠전이 되면 요즘보다 고추와 마늘의 가격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상인들은 예상하고 있지만 질이 좋은 것을 고르려면 지금쯤 장만하는 것이 알맞다.
고추와 마늘은 올해 풍작으로 지난해보다 가격이 별로 오르지 않은 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0월6일 현재 조사한 값에 의하면 자주는 6백g 근당 도매값이 서울 3백60원, 대전 3백60원, 목포 3백원이다. 소매로는 서울 중앙시장의 경우 상품이 4백원에 거래되고 경북영양에서 생산되는 영양고추는 4백50원선이다.
마늘은 접당 4백50원부터 상품 6백원까지에 거래되고 있다.
고추는 주로 음성·진천 등 충북지방과 경북의 영양에서 많이 생산되는데 영양과 음성에서 나오는 것을 상품으로 친다. 마늘은 강원도 것이 질이 높다.
고추를 선택할 때는 집안식구의 기호에 따라 덜 때운 호고추나 매운 재래종의 조선고추중 한 종류를 고른다. 호고추는 길고 굵은 편이며 조선고추는 껍질이 두텁고 길이가 짧다.
요리연구가 마찬숙씨는 고추선택에 유의할 점으로 증기를 쐬어 말린 고추를 고르지 않을 것을 꼽는다.
햇볕이 넣어 말린 고추는 색깔이 밝게 빨간빛이 나고 꼭지가 노랗지만 증기로 말린 것은 색깔도 검붉고 꼭지도 검다. 또 고춧가루로 빻았을 때 빛깔이 빨갛지 않고 맛이 덜하다.
20여년 이상 삼림을 해온 강귀분 여사(교사 한격복씨 부인)는 『색깔이 밝고 윤기 나며 껍질이 두터운가 또 흔들어보아 씨가 작은가를 보고 고추를 고른다』고 선택법을 말했다.
마늘은 6쪽으로 된 것이 가장 좋지만 요즘은 귀한 편이므로 통이 크고 골간 흔적이 뚜렷한 것을 택한다. 논마늘과 밭마늘이 있는데 논마늘은 마늘 특유의 쏘는 맛이 약하다.
대부분의 주부들이 접으로 닫아 마늘을 구입하는데 마늘통만 모아 관으로 파는 마늘을 구입하면 조금 싸게 잘 수 있다. 관당 6백원 정도의 가격인데 접으로 사는 것보다 실속이 있다. 고추와 마늘을 보관하려면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두는 것이 첫째 요령이다. 고추는 꼭지를 따고 씨를 발라 고춧가루로 빻은 후 그늘에 2∼3회 말려 쓴다. 봄에 담그게 되는 자수강용 자주까지 모두 빻아놓는 가정이 많지만 강귀분 여사에 의하면 미리 빻아두면 고추의 맵사한 맛이 적어진다고 한다.
김장용 고추는 김장담기 하루나 이틀 전에 빻아 쓰고 고추장용 고추는 그물로 된 자루에 담아 썩거나 눅지 않도록 공기가 잘 통하는 높은 곳에 매달아둔다.
빻아 둘 경우에는 고춧가루를 바싹 말려 「비닐」봉지에 싼 다음 습기와 햇볕이 안 드는 곳에 보관하거나 재래식 방법대로 항아리에 담고 소금을 부린 후 「비닐」보자기로 덮어둔다.
그러나 봄철에 김치를 담을 때 이용할 고추는 빻아두지 않은 것이 좋다.
마늘은 온도가 특별히 높은 곳이거나 낮은 곳이 아닌 한 보관에 지장이 없으므로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매달아두고 그때그때 꺼내 쓴다. <박금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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