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 문장·기호 조합하면 효과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1. 미국 컴퓨터보안전문업체 트러스트웨이브는 지난 주말 유명 웹사이트 이용자의 계정이 대거 해킹당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31만8000개, 구글 8만 개, 트위터 2만 개 등 전 세계 총 200만 개의 고객 계정에서 사용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인증번호 등이 유출됐다는 것이다. 해킹당한 계정의 95%는 ‘1234’ ‘asdf’ 같이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숫자·문자 배열을 비밀번호로 설정했다가 피해를 당했다.

#2. 직장인 손모(39)씨는 최근 인터넷뱅킹의 비밀번호 숫자를 15자리까지 늘렸다가 낭패를 봤다. 부인한테 송금을 하려는데 비밀번호가 생각 나지 않아 결국 은행으로 뛰어갈 수밖에 없었다. 손씨는 “회사 e메일은 매달 한 번씩 비밀번호를 바꿔줘야 하는데, 나중에 기억하지 못할까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비밀번호는 현대인의 애물단지다. 외우기 쉽도록 간단하게 만들자니 각종 해킹의 먹잇감이 될까 걱정된다. 그렇다고 복잡하게 만들면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해 곤란한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구글코리아는 8일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조언을 내놨다. 비밀번호를 만들 때 알파벳과 숫자·특수기호 등을 다양하게 섞어 쓰되 잘 기억해내기 위해 자신만의 문장과 기호를 조합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I LOVE SOCCER’라는 단순한 문장이라도 중간에 느낌표나 물음표를 하나만 추가하면 해킹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I have dinner at 6’라는 문장을 기억한다면 이 문장의 앞 글자를 따서 비밀번호는 ‘ihda6’으로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여기에 트위터 비밀번호라면 TW, 페이스북이라면 FB처럼 사이트마다 고유 문자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비밀번호를 다르게 설정하라는 게 구글코리아의 설명이다.

 영문 타자를 기준으로 한글을 사용해 비밀번호를 만들 수도 있다.

예컨대 영문 타자로 ‘김박이’를 쳐서 나오는 ‘rlaqkrdl’이라는 의미 없는 영문단어를 비밀번호로 삼을 수 있다. 다만 구글코리아 정김경숙 상무는 “전화번호나 생일·이니셜 등 추측이 가능하고 주변에서 알아내기 쉬운 글자를 토대로 비밀번호로 만드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해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