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여성과 자녀교육|BPW 서울 지부서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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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여성의 사회진출은 날로 활발해져 우리 나라에서도 많은 주부들이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 주부가 직장을 가진 경우는 남성과 달리 가사처리와 자녀교육, 친지간의 관계까지 관여해야 하기 때문에 그 역할이 다양한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자녀교육문제가 지적된다. 전문직 여성들의 모임인 BPW 서울「클럽」은 지난 26일 하오 6시 30분 미 공보 원에서 서봉연 교수(서울대 학생지도 연구소)를 강사로 「직업여성과 자녀교육」에 관한 「세미나」를 가졌다.
서 교수는 직업여성이 부딪치는 가장 일반적인 문제가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어느 역할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가』라는데 있다고 지적, 자녀교육문제를 우선할 것을 권한다. 자녀교육문제를 아이들의 연령과 성장기에 관련시켜 설명하면서 그 해결책도 게시했다.
어느 시기를 막론하고 아이가 성장해 가는 데는 사랑과 애정을 흠뻑 줄 수 있는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특히 유아기는 아이들의 성격이 형성되는 시기이므로 가장 중요하다. 이때 직장에 나가는 엄마 대신 아기를 맡아 돌봐 줄「대리엄마」가 있어야 되는데 「대리엄마」가 누구이며 어떻게 보살피는가에 따라 아이들은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주부 자신은 직장에서의 피곤 때문에 아이를 짐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무의식중에 작용하여 그 보상으로 쓸데없이 많은 선물을 사주는 「물질적인 사랑」과 잘못을 관대히 봐주는 「지나친 관용」을 베풀게 된다.
그러나 모든 부작용이 안으로 나타나는 유아기와는 달리 아동기에 들어선 아이들의 문제는 보다 심각하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엄마가 늘 곁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소외감과 고독감, 무 보호 감을 맛보게 되며 특히 현대에는 「아파트」생활의 보급과 단출한 식구 수로 「열쇠아동」까지 생겨나게 되었다.
사춘기에 들어서면 급작스런 육체적 변화와 함께 아이들은 통화를 할 수 있는 대상을 찾게 된다. 같은「클라스」의 친구, 이성의 친구를 갈구하는 시기이므로 그 만큼 탈선할 염려가 많다.
그러나 직업을 갖지 않은 어머니가 꼭 완전한 교육을 시키는 것도 아니며 가정을 지킨다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은 아니다.
유아기에「대리엄마」를 선정할 때는 그 사람의 인품과 자라 온 환경을 참작해야 한다. 가능하면 친지나 아기를 돌보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는 사람이 바람직하나 아무리 다급하더라도 성격이 거친 사람은 피해야겠다. 또한 일단「대리엄마」로 들어온 사람은 젖먹이는 방법, 목욕방법 등 육아에 관한 훈련을 시키는 것이 현명하다.
주부가 어린 자녀와 자주 접촉을 해야 하는 아동기에는 하루종일 일정한시간을 정해 놓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든가「메모」나 전파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공휴일에는 함께 놀러 가는 기회를 만들어 평소의 고독감을 풀어 줄 것.
어머니와 떨어져 지내던 아이들의 대부분이 탈선하기 쉬운 청년기에는 탈선의 이유를 파악하여 이해하는 쪽이 좋다. 단시일 안에 비뚤어진 행동을 고치려 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의하여 인내심을 갖고 보살피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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