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조용한 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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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경희대에 주둔하던 군병력이 21일 새벽 4시30분 조용히 철수했다. 이에 따라 학교문은 다시 열려 출입이 자유로와 졌으나 휴교령으로 수업까지는 이르지 못하고있다.
위수령과 휴업령에 잇따라 지난 15일 하오 4시쯤 경희대에 진주, 대학체육관 앞에 야영「텐트」를 치고 교문에 지켜 서서 학생의 출입을 봉쇄했던 군인들은 이날 새벽 「텐트」 등 야영장비를 모두 거두어 28대의 「트럭」에 나누어 싣고 헌병 백차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교문을 나갔다. 군인들은 이날 새벽 4시10분쯤 야영장 주위를 말끔히 치운 뒤에 숙직원 김병묵씨(29)에게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고 말하고 학교를 떠난 것이다.
이보다 앞서 진주군은 전날인 20일 저녁 7시쯤 조영식 총장에게 철수를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당국은 이날부터 도서관의 문을 열고 성적증명서 등 제증명발급사무를 정상적으로 보고있는데 학생과 학부형들로부터 문의전화가 잇달았다.
학생들은 『휴업령도 함께 풀린 것이냐』고 물어 오자 학교측은 『아직 휴업령이 풀리지 않았으나 휴업령 해제를 위해 최대의 노력을 하고있으니 동요하지 말고 공부에 열중하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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