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부담만 늘린「양성화」|중학과외수업의 문제점|주부「클럽」주최 실태조사 보고 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주부「클럽」연합회는 교육부담 상태조사에 대한 평가회를 14일 하오2시 동 연합회회관에서 가졌다.
교육문제 정상화를 위해 꾀해진 이 평가회에는 오기형 교수(연세대), 박동서 교수(서울대), 김인자 교수(서강대)와 많은 학부형들이 참석, 열띤 토론을 벌였다.
오기형 교수는 서울 시내 중학생 4천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서울 시내 약 30만 명의 중학생이 부담하는 총 과외 수업 비는 연간 1백30억∼2백10억에 달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또한 중학생 1명이 1년에 부담하는 공납금을 2만원 이상으로 작을 때 부모가 부담하는 금액은 50억∼60억이나 되며 교재가 21억∼24억, 교통비 5억∼9억 등 모두 합하면 부모들이 부담하는 금액은 2백6억 이상이 된다고 주장했다.
전체 교육비의 60%정도가 교직원 봉급으로 지불되어야 비교적 정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데 비하여 현재는 75%∼80%가 교원 봉급으로 쓰이고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오 교수는 1백15억이면 서울시의 중학교 교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그러나 현재는 2백억 이상을 부모들이 부담하면서도 정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불합리한 교육재정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인자 교수는 요즈음의 부모들이 그저 돈만 부담하고 학교에만 보내는데 급급한 나머지 부모로서의 자녀교육을 등한히 해 여러 가지 부작용을 빚어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부모들이 각성, 건전한 참여로 자녀들의 교육을 감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동서 교수는『해방 후 지금까지 교육비가 사용되는 내용에 학부형이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으며 문교당국이 일방적으로 학교측만을 옹호해 왔다』고 말했다. 그 결과 교직원과 학생만이 수탈되어 왔다는 점에서 이의 조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즉 교육비가 어떻게 쓰이고 있나 를 알기 위해 교직원과 학부형대표가 참여하는「운영위원회」를 구성, 교육비의 용도를 결정할 수 있도록 당국에 압력을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어머니들은 과외수업 양성화가 이루어진 후 학부형의 부담은 2중, 3중으로 늘었고 학생들의 공부시간만 늘었을 뿐 별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자녀들이『과외를 안 한다』는 거짓말을 해야 하고 사복으로 갈아입고 과외를 다니는 형편이 되었다고 자모들은 호소했다.
학부형과의 토의에서 교수는 어머니들이 불안을 그대로 넘기지 말고 하나의 결의로 채택, 전문가에게 해결방안을 모색토록 하는 한편, 이를 당국에 건의하드록 촉구했다. 또 어머니들은 스스로의 자세를 바로잡고 학교교육에 그들이 건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도록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권처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