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올 실업고 졸업생 56%가 대학 진학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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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생의 절반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년제 대학진학률이 크게 높아졌다.

서울시 교육청이 서울시내 전체 실업계 고교 79곳의 졸업생 진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2월 졸업한 학생 2만4327명 중 56.1%인 1만3643명이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업고생의 대학진학률은 2001학년도에 29.7%에 불과했지만 2002학년도는 36.9%, 2003학년도는 45.3%로 매년 높아졌다. 올해 서울시내 인문계 고교 졸업생의 대학진학률은 77.2%였다. 특히 4년제 대학 진학률은 13.2%로 2000학년도(4.0%)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4년제 대학 진학자 3217명 중 절반(1607명)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취업을 희망하는 실업계고 졸업생 중 90%가 직장을 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계고 학생은 진학과 취업, 두 방향의 진로를 폭 넓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이처럼 실업계고 학생의 대학 진학이 증가한 주요 원인은 대학입시제도의 변화인 것으로 분석된다. 2004학년도 대입부터 동일계 진학자에 대한 특별전형(정원 외 3%)이 4년제 대학에 도입됐다. 또 2005학년도 수능시험에 실업계고 학생을 위한 직업탐구영역이 신설됐다. 전문대의 경우 실업계고 학생 유치를 위해 수시모집을 대폭 확대했다.

용산공고 임세유 학년부장은 "직업탐구영역은 사회.과학탐구보다 높은 등급을 받기가 상대적으로 쉽다"며 "동일계 특별전형도 활용할 수 있어 실업계고 학생의 대학진학이 유리해졌다"고 설명했다.

진학률 급등에 따라 취업하는 학생의 비율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 2000학년도의 경우 취업률은 66.9%였지만 2004학년도엔 41%에 그쳤다. 이에 따라 '유능한 직업인 육성'이라는 실업교육의 본래 목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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