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행군로 따라 등산 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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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서해 최북단 섬인 백령도의 해병대 산악 행군로가 일반에 개방됐다.

3일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해병대와 백령면사무소에 따르면 장병의 체력 단련과 산악 행군 장소로 이용하던 전술기동로를 정비해 주민이나 관광객의 등산로로 제공하고 있다.

등산로는 백령도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장거리 코스(약 16㎞)부터 걸어서 30분이면 충분한 단거리 코스(용기포~진촌)까지 모두 일곱 군데다. 이 중에는 해변을 끼고 걸을 수 있는 코스도 있어 풍광을 즐기면서 등산하기에는 그만이다. 주민들은 "4000여 명이 거주하는 백령도에 마땅히 운동할 수 있는 곳이 없어 항상 아쉬웠는데 이 같은 등산로가 생겨 무척 반갑다"고 말했다.

또 이 등산로는 산불 발생 등 비상시 화재 진압을 위한 통로로도 이용될 예정이다. 백령도는 바람이 거센 데다 소방차 등 소방 장비가 충분하지 않아 산불 진압을 위해서는 신속한 출동이 필수적이다. 면사무소 관계자는 "주말이면 등산로 이용객이 1000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코스별 안내도와 운동시설 등을 추가로 설치해 백령도의 명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대 관계자는 "아직까지 등산로 주변에 군사시설이 산재해 있는 만큼 사진 촬영 등에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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