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산, 김 후보에 「특사」 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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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박정희 후보는 연설을 거듭하면서 내용이 쉬워지고 비유가 재미있어져, 대전·대구 때와는 달리 차차 청중들의 박수를 받는다.
박 후보는 "예비군 폐지 운운은 김일성 환영대회를 여는 것과 마찬가지다" "야당은 마치 만병통치약을 가진 척 자랑하나 내가 보기에는 그 약은 가짜인 것 같다" 고 하는가 하면 학생문제에서는 "조국이 있어야 대학이 있으니 대학생은 조국 방위에 앞장서야 한다" 고 「톤」을 높이기도 했다.
후보 유세반의 연사로 처음 나선 백남억 당의장은 "밤엔 여당, 낮엔 야당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부정부패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 그들이야말로 부정부패의 표본" 이라고 야당을 공박하다가 연설 제한 시간이 15분이 지나 주최측이 시계를 내밀며 제지하여 겨우 연설을 끝냈다.
유진산씨는 "신민당이 집권하면 대통령 지사로 우방국을 돌고 싶다" 는 얘기를 김대중 후보에게 말했다고-.
김 후보는 21일 밤 진안 유세를 마치고 전주로 가는 「버스」에 기자들과 함께 타고 이 얘기를 전하면서 "유 당수는 이번에 꼭 정권 교체가 이루어져 일생을 장식했으면 좋겠다 더라" 고 했다.
김 후보는 "이번 유세 중 가장 기뻤던 것은 서울과 부산 유세에 많은 유권자들이 모인 것" 이라면서 ,허술한 옷을 입은 가난한 사람들이 아우성치며 박수할 때는 눈물이 나더라고 했다.
밤늦게 전주에 도착한 김 후보는 전주 관광 「호텔」에 묵을 예정이었으나 공화당 전주유세 준비 차 내려온 사람들로 만원이어서 부근 여관에 묵었다.
공화·신민 양당은 25일 여당 서울유세에 이어 선거 전날인 26일 최대의 표밭인 수도에서 일대혼전을 벌일 계획.
공화당은 25일 박정희 후보의 서울유세에서 유세 사상 최대의 인파를 모았다는 야당의 지난 18일 서울유세를 능가하는 청중을 동원할 계획으로, 같은 장소인 장충단공원을 최대로 이용토록 연단의 위치를 위쪽으로 옮기고 영빈관과 정구장 등 주변 공공건물도 모두 개방토록 교섭하고 있다.
신민당은 공화당이 깰지도 모를 「붐」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김대중 후보가 26일 하오 서울 여섯 곳에서 다시 유세를 할 계획이며 이에 맞서 공화당의 김종필 부총재가 서울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대항 유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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