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졸업식 올해도 '여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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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올해도 서울대 졸업식에서 여풍(女風)이 거셌다. 26일 교내 체육관에서 열린 서울대 57회 졸업식에서 여학생이 전체 16개 단과대 가운데 10곳에서 수석을 차지했다. 졸업생 중 여성 비율이 29.4%인 점을 감안하면 여학생들의 성적 강세가 돋보였다.

특히 법대(13.6%).농생대(14.1%) 등 전통적으로 여학생 비율이 낮은 단과대에서도 여자 수석이 나왔다. 그외 인문대.사회대.사범대.생활과학대.음대.의대.치과대.간호대 등의 최우수 성적 졸업자도 여성이었다.

서울대의 여학생 강세는 최근 몇년 새 두드러졌다. 지난해도 법대.의대 등 9개 단과대에서 여자 수석 졸업생이 배출됐다. 2001년도에는 11개 단과대의 수석졸업을 여학생들이 휩쓰는가 하면 전체 졸업 평점 1~4등도 모두 여성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자기관리 측면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더 철저하기 때문인 것 같다"며 "여학생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어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1999년도에 하반신 마비의 중증장애인으로 약대에 입학했던 엄한천(23)씨는 4년간 평점 3.95의 좋은 성적으로 졸업해 박수를 받았다.

정운찬(鄭雲燦)총장은 졸업 축사를 통해 "새 정부가 출범했으나 국내외 복잡다단한 상황이 앞날을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며 "높은 차원의 역사적 비전과 사회적 사명감을 가지고 우리 사회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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