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자, 세계 최고 가난한 나라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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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가 뉴델리 에이즈 센터에 도착해 인사를 받고 있다.
기획 - 에이즈 대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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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놀라운 장면이었다. 세계 최고 부자가 인도에서 극빈층의 사람들을 만나고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에이즈 운동가들과 에이즈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끈기있게 경청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놀라움 그 자체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은 뉴델리 한 시설의 어린 에이즈 환자들을 방문했다. 나즈 재단이 운영하는 이 곳은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다. 그의 3번째 인도 방문의 첫날은 이렇게 시작됐다.

게이츠는 자신이 얼마나 부유하며 자신이 돕고자 하는 그 사람들은 얼마나 가난한가에 대해 대단히 많이 신경을 썼다. 아침 무렵 빌 게이츠가 차를 몰고 이 시설을 방문한 것도 그저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군중들도 몰려들지 않았고, 세계 최고 부자가 온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하나도 없었다. 그는 별 치장없이 수수한 흰색 자동차를 몰고 왔다. 그를 맞이하러 나온 사람은 단 한 명이었다.

빌 게이츠는 전통적인 인도 환영 인사로 이마에 점을 찍었다. 그는 몸을 숙여 이마에 작고 빨간 점을 찍었다. 이는 환대와 애정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들은 빌 게이츠를 너무나 반갑게 맞았다. 빌 게이츠는 조용하고 수수하게 이 곳을 방문했고, 그들 역시 아주 수수한 방식으로 그를 맞았다.

그 뒤 빌 게이츠가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한 지역을 방문했을 때 기자는 다소 놀랐다. 4백40억 달러를 소유한 빌 게이츠가 의자도 없이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약 30-40분 동안 에이즈 운동가들의 얘기, 에이즈 환자들의 개인적인 얘기와 힘든 점에 대한 얘기를 경청했다.

빌 게이츠는 어린이 에이즈 환자를 위한 시설에서 나올 때 에이즈 퇴치 기금으로 인도에 1억달러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인도 공식 집계에 따르면, 인도에는 이미 4백만명 정도의 에이즈 환자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새틴더 빈드라 CNN 뉴델리 지국장
빌 게이츠가 2010년이면 인도에 HIV(에이즈 바이러스) 양성반응자가 최고 2천5백만명에 달하게 될 것이라는 미국측의 통계를 인용해 인도 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샤트루간 신하 인도 보건장관은 빌 게이츠가 불필요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즉각, 그가 제시한 통계 수치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회의주의적 입장을 보이는 인도 뉴스들도 빌 게이츠를 영웅으로 환대했다. 그 후에 아탈 바하리 바지파이 인도총리 역시 빌 게이츠가 시간을 할애해 자신과의 만남을 가진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NEW DELHI, India (CNN) / 김수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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