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다시 뭉치나…박지원씨 보석 축하 모임 곧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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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따르던 동교동계 전현직의원 7~8명이 곧 자리를 같이할 계획이다. 현대그룹에서 150억원을 받은 혐의로 수감됐던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보석으로 풀려난 것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저녁 모임엔 DJ정부 때 크고 작은 사건으로 검찰에 기소됐거나 복역한 인사가 다수 참석한다고 한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민주당 전 대표, 김옥두.최재승.김방림.이훈평 전 의원 및 DJ의 장남인 민주당 김홍일 의원 등이 모일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일부가 모이는 식사 자리는 몇 번 있었지만 동교동계 출신 전현직 의원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는 없었다. 한 참석자는 "박 전 실장도 나왔으니 자연스레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자리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치권의 관심은 "동교동계가 다시 뭉칠 것이냐"에 쏠린다. 동교동계는 2003년 민주당 분당 와중에 와해됐다. 한화갑 대표와 구파 대부분이 민주당에 잔류한 반면 신파 쪽 상당수는 신당행을 택했다. 그 이후 서로 서먹서먹해졌다. 그런 점에서 동교동계 인사들의 모임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합당 문제와 연결된다.

이번 모임은 16대 의원을 지낸 박양수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열린우리당 고문)이 주선했다고 한다.

박 사장은 구파이면서 열린우리당 창당에 깊숙이 관여했고, 17대 총선 때는 조직을 전담했다. 이후 동교동계 의원들의 재판에 빠지지 않았고 면회 등 뒷바라지를 해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양측에 나뉘어 있는 동교동계의 연결고리가 됐다. 통합론자로 알려져 있는 그는 민주당 사무처 당직자들과도 자주 만난다고 한다. 모임을 주선한 데 대해 그는 3일 "한솥밥을 먹던 식구들끼리 모여 식사나 하자는 것일 뿐 다른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있었던 열린우리당 서울시당 중앙위원 경선에 나온 21명의 후보 중 18명이 유세 도중 김대중 대통령과 민주당의 업적을 언급하더라"며 "첫 여야 정권 교체를 이루는 등 주도적 역할을 한 동교동계에 대해 어떻게든 명예 회복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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