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래혁 국방부장관은 20일 상오 김대중 신민당대통령후보가 제시한 향토예산군 폐지대안은 『비효율적이며 군·경·향경대의 삼원체제의 번거로움을 초래, 국가예산을 낭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현행 예비군 제도에 비해 병력·자질·장비·편성 면에서 약10분의1로 전력을 약화시키는 안』이라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이날 상오 국방차관과 합참의장 등 전 국방부 고위장성들을 배석시킨 가운데 『우리의 동원체제와 후방방위체제는 어떻게 함이 좋을 것인가』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미리 마련, 기자회견을 갖고 김 후보가 제시한 향경대안은 북괴가 정규·비정규전의 전술을 배합, 3만명의 고정 유격대를 수시로 남파하고 있는 현 싯점에서 취약지역이 따로 있을 수가 없어 도리어 적의 침투를 허용하는 결과를 빚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 안은 적의 재침능력을 과소 평가한 것이라고 말한 정 장관은 김 후보의 후방전력 확보책이라고 마련한 제l예비역의 예비군단 편입안은 2백만 제1예비역의 조직을 향토방위로부터 면제시킴으로써 이들을 유휴조직으로 돌려 전력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예비군 동원이 생업에 지장을 주는 점을 시인, 앞으로는 작전의 과다동원을 억제하기 위해 개선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이날 김 후보 안을 반박한 기자회견요지는 다음과 같다.
◇전면전에 대비한 후방전력 확보책 ⓛ2백만 예비군의 지역별조직화 상시동원태세=2백만 제1예비역을 전시에만 현역군으로 동원토록 하고 평시엔 향토방위의무를 면제하겠다는 것은 전면전 도발에 앞서 후방지역 전역에 대규모의 비정규전을 일으켜 후방을 교란시키려는 북괴의 재침 전략을 과소 평가했거나 도외시한 무모한 방안이다. ②지역조직과 근무소집훈련은 27세 이하의 갑호부대에 치중=대안이라기 보다는 선심공세에 지나지 않는다.
◇공비토벌을 위한 대책검토 ⓛ제1보충역(21세∼35세까지)에 의한 향토경비대조직=전투경험이 전혀 없는 제1보충역만으로 편성되는 향토경비대의 전투능력발휘가 의심스럽다. ②제1보충역의 활용=제1보충역을 활용하자면 최소한 6개월 내지 1년의 훈련이 필요하므로 많은 노력과 경비가 들어 비경제적이다.
◇향토예비군의 문젯점 검토 ⓛ예비군의 보조경찰화 여부=2백30만에 이르는 예비군을 지휘하기 위한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은 말단 읍·면·동까지 배치되어 있는 경찰기구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②정치적 악용 여부=예비군부대의 지휘관은 법에 규정된 임무 밖의 임무를 수행하거나 소속의원의 권리행사를 방해할 수 없도록 하고 편성된 조직체로서 정치운동에 관여할 수 없도록 명문화되어 있다.
③민폐 조성여부=지난 4월 이후 중앙정보부 주관 하에 군경합동감사를 실시, 금품을 거두는 등 비위행위를 적발 엄중히 다루고있다.
④예산의 낭비여부=1개 사단의 유지비 정도(연 10억원)로 20개 사단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