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태풍 2개 동시 상륙 … 42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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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멕시코 동부와 서부 해안을 각각 강타한 열대성 폭풍 두 개로 인해 최소 42명이 숨지고 이재민 수만 명이 발생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허리케인 잉그리드가 북부 멕시코만 연안을, 열대폭풍 마누엘이 태평양 연안을 강타해 멕시코 전역이 비상사태에 빠졌다. 멕시코에 24시간 이내에 태풍 두 개가 잇따라 발생한 것은 1958년 이후 55년 만이다.

 미구엘 오소리오 청 내무장관은 이날 “멕시코 면적의 3분의 2가 폭풍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홍수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멕시코 국가비상센터는 폭우로 인해 동부 베라크루즈주(州)를 비롯해 게레로·옥사카·푸에블라·히달고 등의 지역이 대규모 침수 및 정전피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특히 서부 게레로주의 대표적 휴양도시인 아카풀코의 피해가 컸다. 산사태와 건물 붕괴 등으로 21명이 숨지고 25만 명이 침수·가옥 파손 피해를 보았다.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주요 고속도로와 공항이 폐쇄돼 관광객 4만 명의 발이 묶였다고 루이스 와튼 아카풀코 시장이 전했다. 시 당국은 2만 명 규모의 대피소를 마련했다.

 국영 석유회사인 페멕스는 멕시코만에 위치한 석유 생산시설 3곳을 잠정 폐쇄하는 등 비상 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폭풍으로 석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진 않을 거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허리케인 잉그리드는 이날 내륙으로 이동하며 열대 저기압으로 약화됐지만 여전히 비를 뿌리고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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