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언어세계|사회에 물들지 않은 순수상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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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4세미만의 어린아이들이 하는 말 가운데는 어떠한 공통점이 있을까. 4세면 자기 중심의 언어에서 사회적 소통이 가능한 말씨로 막 옮아가려는 시기에 해당한다.
아동문학가 하계덕씨는 4세 이전의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가진 특유의 언어 세계를 살폈다. 어린아이들의 말을 녹음하고 혹은 직접 얼러 말을 시켜보면서 서울과 경상도에서 각각 자료를 수집했다.
그 결과 하씨는 그들의 언어 세계에는 사회의 물이 들지 않은 순수한 상태가 간직돼 있음을 찾아냈다. 물론 그것은 미숙하나마 말의 기본적인 요소가 아닐까 하는 점에서 그는 주목하고 있다.
4세미만의 어린아이가 쓰는 자음은…10개뿐이다. 혀 짧은소리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구개음화와 반구개음화 현상이 공존한다. 더구나 모음조화의 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지는 점은 아주 현저하다.
이러한, 특징에 대하여 하씨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덧붙이고 있다.
즉 유아기에 있어서 조음기관의 미숙에 따른 개개 어린이의 차이와 언어 환경은 유의해야한다.
발달이 늦는 것은 결코 걱정할 것이 못된다. 유아의 말은 특히 교정 훈련에 의하여 얼마든지 고쳐지기 때문이다.
어휘 교정, 음운의 교정, 혀 짧은소리 교정, 혀 높이 조화 훈련, 입술모양을 조화시키는 훈련 등으로 바로잡아 나가야 한다는 지론이다.
특히 가족과 함께 노는 친구 및 사회인에 의한 언어 환경의 조성에 유의한다면 자연적으로 어린이들의 언어 교육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하씨는 이러한 내용을 정리,『우리 나라 유아어의 음운 분석』이란 논문으로 지난 9월 석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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