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잃지 않으려고 합창|널빤지에 그려 장기 두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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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니코시아(키프로스)27일AP동화】내란의 불길에 휩싸인 요르단에서 2주 동안 팔레스타인·게릴라의 인질로 억류당해 온 미국인 피납 여객기 승객 32명은 끝까지 사기를 잃지 않으려고 자기들 나름의 모토와 신호를 갖고 있었음이 27일 석방된 승객들에 의해 밝혀졌다.
이날 국제 적십자사 비행기편으로 이곳에 도착한 석방 승객 중 데이비드·라브군(17)은 『시시각각으로 일부 승객은 두려움과 억압감에 휩싸여 있으나 다른 사람들은 잘됐어라는 신호로 함께 모여 널빤지 위에 장기판을 그려 장기를 두면서 소일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 미미·비버양(20)은 『우리는 사기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별다른 일을 생각해 낼 수 없을 때는 늙은이나 젊은이가 모두 함께 모여 앉아 노래를 불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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